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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터미널에선 사람뿐 아니라 꽃도 바쁘게 오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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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밤 11시 꽃 도매상가가 있는 반포동 고속터미널 3층 하역장으로 생화(生花)를 가득 실은 5톤 운송 차량이 들어섰다. 매주 일·화·목요일 밤마다 꽃이 들어오니, 이게 그 주의 마지막 물량인 셈이다. 인부 20여 명이 나무 수레에 5층으로 생화 상자를 쌓고선 꽃 도매상가로 나르기 시작했다.

상자 배달을 맡은 한 직원은 “지금은 겨울이라 물량이 좀 적지만 다른 계절엔 인부 40~50명이 자정 넘도록 배달한다”고 말했다. 1시간이 흘러 밤 12시. 생화를 취급하는 도매상가 안 점포 200여 개 상인들에게 말 붙이기도 어려웠다. 이들 모두 배달된 꽃 뭉치를 진열 칸 앞뒤로 엇갈려 채워 넣기 바빠서다. 진열하기 바쁜 상인, 이 와중에 가격을 묻고 흥정하는 고객들로 상대방 어깨를 부딪쳐 가며 지나다녀야 했다.

유승재 헬레나플라워 대표(맨위 사진 오른쪽)는 이곳 단골이다. 유 대표는 안개꽃에 둘러싸인 장미꽃 한다발이 꽃다발의 정답이던 시절, 요즘처럼 다양한 꽃을 패셔너블하게 섞는 트렌드를 국내에 소개한 1세대 플로리스트 중 한 명이다.

결혼식이나 럭셔리 해외 패션브랜드 행사를 많이 맡는 그로선 국내산 생화뿐 아니라 외국산 생화도 함께 살 수 있는 고속터미널 꽃 도매상가를 자주 찾을 수밖에 없다. 그는 “중국·남미·아프리카 등에서 온 꽃도 여기선 다 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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