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시멘트블록」집은 연탄가스에 약하다|서울의대 고압산소치료실 조사결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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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연탄가스 중독사고는 신흥주택단지「시멘트블록」집을 노린다. 각종 전염명 사망자보다 13배나 많은 희생자를 내고있는 연탄가스사고는 판잣집보다 오히려 겉이 번지르르 한 신개발단지 새집에서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서울대의대 부속병원 고압산소치료실 윤덕노 교수 「팀」의 조사결과 밝혀졌다.
연구「팀」이 지난 69년부터 72년까지 4년간 고압산소치료실에 찾아온 서울시내연탄「가스」중독환자 9백46명을 대상으로 한 『생활환경 역학조사』에 따르면 사고는 서울시내 9개 구 중 성북구·성동구의 2개 구 주민이 4백51명(2백62명과 1백89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48%를 차지, 4∼5년 전부터 집 장수에 의해 서민주택「붐」이 인 이들 2개 지구에서 집중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북구 교외에 한창 주택단지가 들어서던 69년∼71년까지의 3년간 환자 수는 성북구36.6%, 성동구 15.4%로 성북구가 단연 많던 것이 영동개발「붐」이 일기 시작한 지난해엔 거꾸로 성동구 36%, 성북구 25로 성동구의 환자가 성북구를 압도, 연탄가스사고는 신흥주택단지에서 많이 나온다는 새 추세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새 주택단지가 거의 들어서지 않은 중구·용산구 등의 사고발생률 4∼5%와 극히 대조적-.
조사에 따르면 ▲사고가옥은 판잣집 종류가 불과 10.6%인 반면,「시멘트블록」이나 벽돌로 지은 한·양옥절충식이 절대다수인 86.9%이고 ▲건축연수도 3년 이하=26.1%, 3∼6년=33.3%, 6∼9년=17.6%, 9∼12년=10.3%, 12∼15년=2.1%, 15년 이상 10.6%로 헌집보다는 6년 이하 짜리 새집이 절반을 넘는 59.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스사고가 신흥주택단지 중에서도 겉은 번지르르한 집 장수의「시멘트블록」류 서민주택에서 그중 많이 발생함을 보여주는 것.
연구「팀」은 연탄「가스」사고가 이같이 개발 지구의 새 주택단지에서 집중 발생하는 원인을『집 장수들이 건축비를 덜 들이기 위해 눈에 띄는 부분만 근사하게 단장하고 안 보이는 곳, 그 중에서도 구들과 고래를 허술한「시멘트블록」으로 쌓고있어 몇 년을 못 가 연탄가스가 새나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서민주택은 대부분 ▲값비싼 화강암구들장 대신「시멘트」구들장을 쓰고있고 ▲「시멘트」구들장 또한 건축법시행령을 무시, 잡근을 넣지 않는 바람에 강도가 낮아 열과 가구의 중량을 받으면 곧 균열이 가는데다 ▲고래 벽마저 블록으로 엉성하게 쌓아 가스가 쉽게 새나오게 돼있다는 것이다.
한편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59년부터 68년 말까지 전국적으로 법정 전염병환자는 33만8천25명이 발생, 9천3백44명이 사망한데 비해 연탄가스사고 환자는 54만3천2백70명이 발생, 13만2찬2백82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돼 연탄가스피해가 전체 법정 전염병보다 1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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