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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인원 데뷔 Young Powe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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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김영(23.신세계)은 젊다. 이름부터가 '영(Young)'이다. 쾌활한 성격에 1m72cm의 늘씬한 체격이 돋보인다. 국내 무대에서 4승을 거둔 신세대 기대주다.

지난해 퀄리파잉 스쿨을 거쳐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 데뷔한 김영이 한바탕 돌풍을 일으킬 태세다. 데뷔 첫 무대에서 홀인원과 이글을 잡아내며 LPGA 9홀 최저타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김영의 뒤를 이어 김초롱(19.미국명 크리스티나 김).박지은(24).강수연(27).한희원(25).이정연(24).박세리(26) 등 다른 한국 선수들도 대부분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김영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랜돌프파크 골프장(파70.5천6백20m)에서 열린 LPGA 시즌 개막전 웰치스프라이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3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9언더파 61타로 단독선두에 나선 로리 케인(캐나다)과는 2타 차다.

김영은 전반에는 버디 1개에 보기 1개로 이븐파에 그쳤지만 후반 9홀에서는 완전히 다른 '신세계'를 열었다. 11번홀(파3.1백56m) 홀인원이 기폭제가 됐다. 6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티샷한 공은 핀 왼쪽에 떨어진 뒤 4m 가량을 굴러 거짓말처럼 컵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상승세를 탄 김영은 12번홀(파4) 버디에 이어 13번홀(파5)에서도 10m 거리에서 이글퍼트를 성공해 단숨에 두타를 줄였고 15, 16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9홀 최저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김영의 장기는 2백60m를 넘나드는 드라이버샷이다. 지난해 파라다이스 여자오픈에선 베테랑 정일미(31)와 4라운드 막판까지 선두다툼을 벌인 끝에 우승할 만큼 승부근성도 있다.

김영은 미국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1월 중순 LA에 캠프를 차린 뒤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3시간씩 강훈련을 쌓았다.

기복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고 최근엔 스윙코치이자 캐디인 조너선 김의 지도에 따라 마인드 컨트롤 훈련을 받기도 했다.

김영은 "적응무대라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전했는데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 드라이버샷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퍼트만 잘 되면 상위권 입상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퓨처스 투어에서의 선전으로 올시즌 전경기 출전권을 따낸 재미동포 김초롱은 6언더파를 쳐 공동 7위, 박지은과 강수연은 나란히 5언더파를 쳐 공동 11위에 올랐다. 한희원과 이정연은 4언더파, 박세리도 3언더파로 무난하게 출발한 반면 김미현(26)은 1언더파에 그쳤다.

올시즌 LPGA투어에서 활약할 한국 여자 프로골퍼는 조건부 출전권을 따낸 선수까지 포함해 모두 20명. 이 가운데 14명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박세리.김미현.박지은 등 '빅3'를 포함한 기존의 7명에 새내기 선수들까지 가세해 올시즌 LPGA에는 코리안 돌풍이 유례없이 거셀 전망이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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