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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낙원 첫 차 없는 명동의 하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차 없는 명동은 보행자의 낙원이었다.
서울시가 교통공해 없는 명랑한 거리를 만들기 위해 공휴일에 한해 명동을 「차 없는 날」로 정한 첫날인 16일 명동에는 평소 일요일의 두 배나 되는 30만여명(경찰추산)이 몰려 마음껏 휴일의 거리를 거닐었다.
경찰은 이날 상오8시부터 자정까지 명동입구와 중앙우체국 앞 등 명동중심으로 들어가는 12개 지점에 차량통행금지 안내판을 세우고 교통경찰 6명, 각 운수회사조합의 교통지도원 12명을 배치, 보행자만 통행토록 했는데 대부분의 시민들은 오전에는 어리둥절한 듯「가드레일」밖인 도로만 다녔지만 하오2∼3시부터는 차도까지 완전히 인파로 붐볐다.
그러나 일방통행이 허용된 충무로 등 명동외곽은 상대적으로 차량이 붐볐다.
이날 생일을 맞아 하오2시쯤 친구 4명과 「쇼핑」나왔던 전명교양(18·숭의여고3년)은 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자 신기한 듯 『명동이 참 조용하다』고 환성을 지르며『어제까지는 차의 세상이었던 이곳이 오늘은 우리들 세상 같다』고 즐거워했다.
차 없는 명동을 걷고 싶어 일부러 가족 동반해 나왔다는 서용성씨(35·회사원·서울 성동구 옥수동421)도 『차가 없으니 신경 쓰지 않고 다닐 수 있어 살 것 같다』며『명동입구에서 성모병원까지 3번이나 왔다갔다했다』며 토요일도 차가 다니지 못하게 하고 평일도 하오4시 이후 차량통행을 금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명동의 상인들은 교통공해에서 잠시나마 벗어난 것이 좋기는 하나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S다과점주인 이화자씨(46·여)는 전날 미리 물품을 구입했다는 것. 이씨는 물품반입에 약간 불편할 뿐 경기에 큰 지장은 없다고 했다. 이날 일방통행이 허용된 「메트로·호텔∼성당 앞, 세종「호텔 뒤∼중앙우체국 앞은 명동으로 들어가는 승객들이 이곳에서 내리고 타 교통혼잡을 빚었다.
그런데 하필 이날 한전은 상오6시부터 하오5시까지 명동입구∼성모병원 앞까지의 전주 15개의 이전작업을 해 시민의 발길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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