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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 속의 화마|알콜 버너를 추방하자|등산객을 위한 그 위험예방 안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가을은「하이킹」의 계절. 제 철을 만난「하이 커」들은 산과 들을 찾아 나선다. 야외에서의 한끼의 식사는 꿀맛처럼 달다. 이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취사용「버너」. 그러나 행 락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각종 취사용「버너」에 의한 안전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열차 안에서「알콜·버너」관리의 부주의로 불까지 났다.「하이 커」라면 저지를 수 없는 산불이나 화상 등 안전사고를 피할 수 없을까. 시중에 나도는 각종「버너」의 안전도를 점검하고 그 안전사용법을 알아본다.

<항상 기화가스 생성>
현재 시중에 나왔거나「하이커」들이 흔히 사용하는 취사용「버너」는 사용연료에 따라 「알콜」·석유·휘발유·「부탄·가스」등 4종류가 있다. 모두 국산과 외국산이 함께 나와 있다.「버너」는 사용연료가 쉽게 착화되며 모두 기화가스를 생성하기 때문에 언제나 폭발 혹은 화재의 위험을 안고 있다. 초심자가 사용연료의 발화온도·인화온도 등 물리적 특성을 이해하지 뭇하고 부주의하게 취급하면 사고를 자초하기 마련.
특히 구조상의 취약점 때문에 빚어지는 사고가 더욱 흔하고 그 결과도 끔찍하다. 구조상의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은 국산「알콜·버너」의 내벽에 기화가스를 분출시키는 안전구멍이 없는 것과 휘발유「버너」의 경우 안전「밸브」가 없거나 있어도 고장나거나 잘못 조작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값이 싸 널리 보급>
「알콜·버너」는 1개에 4∼5백원으로 값이 싸고 휴대하기가 간편하다는 이점과 외국산 「버너」의 수입금지조치 이후 부쩍 사용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등산초심자나 여자·서민들이 즐겨 찾는 실정. 따라서 화상 등 안전사고를 일으키거나 당하는 경우도 그들에게 흔하다.
현재 국산「알콜·버너」의 제조원은 10여 개소가 되며 이밖에 상표도 없는 무허가 저질품이 서울시내의 지하도·시장의 동산용구 상에 나돌고 있다. 저질품은 얇은 함석이나 통조림깡통을 뒤집어 만들어 접착부분의 납땜질이「버너」의 자체 열에 녹는 수도 있다. 또 석면심지의 구멍이 심지 똥에 막혀 기화가스가 자연 분출되지 못하고 용기 안에 압축되면 폭발할 위험도 있어 전문가들은 용기의 심지구멍 내벽에 또 다른 구멍을 뚫어 주는 것이 안전하다고 한다.

<외국선 고체 사용>
「알콜·버너」의 연료로 액체「알콜」을 쓰는 것도 사고의 원인.「알콜」의 발화온도는 섭씨 5도 이하이며 인화온도는 섭씨 3백50도. 겨울철 추울 때도 쉽게 착화되며 자연상태에서 기화되기도 쉽다.「알콜」의 기화가스는 특히 주의를 필요로 한다. 지난3월 서울 E여대 2년 김 모양은 기화가스가 옷에 밴 것을 모르고 성냥불을 그었다가 온몸이 불덩어리로 화상을 입은 일이 있다. 더욱이 화학섬유로 된 털내의나 겉옷 때문에 피해가 커진다.
한국산악회이사 전감씨는「알콜·버너」에 연료를 재급유 할 때 조심하라고 충고했다. 즉「알콜」불은 대낮의 경우 불꽃이 잘 보이지 않아 불이 꺼진 줄 알고「알콜」을 붓다가 용기가 폭발하는 경우가 있으며「버너」를 놓았던 주변의 남은 열 때문에 불이 붙는 수도 있다는 것. 따라서 다시「알콜」을 넣을 때는「버너」를 옮겨 놓는 것이 안전하다.
외국에서는 액체「알콜」을 쓰지 않고 담배 개비처럼 생긴 고체형「알콜」을 사용한다는 것.
공기압축 식으로 된 휘발유나 석유「버너」도 안전「밸브」장치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밸브」안전도 유의>
안전「밸브」는 연료저장「탱크」에 붙어 있어「버너」를 장시간 사용하거나 과열되어「탱크」안에 기화가스가 압축되면 자동적으로「밸브」가 열려 가스를 분출시키는 장치.
사용자는 취사에 필요한 연소시간을 미리 계산하여 일정시간이 지나면 작동하게「밸브」를 조작해야 한다. 또 불이 붙어 있을 때 공기압축「밸브」를 여는 것은 금물. 불꽃이 공기구멍으로 흡입되어「버너」전체가 폭발하게 된다. 국산석유「버너」는 3천∼7천 원이나, 「스웨덴」제 놋쇠제품은 1만7천∼2만원이나 한다.
「부탄가스·버너」는 외국의 경우 본격적인 등반에나 사용된다. 국산은 2천5백원이나 「프랑스」제는 6천 원 짜 리도 있다.「가스」통을 따로 휴대했다가 연소기구에 연결하는 것으로 휴대가 간편하며 가스의 심한 악취로 유출여부를 쉽게 알 수 있으나 2인 한끼식사를 끓이는데 1백50원 짜리「가스」통 1개가 필요할 만큼 비용이 드는 게 흠. <김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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