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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녹색혁명」의 한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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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ADB (「아시아」개발은행) 의 동남아 산업발전을 조사한「후라·민트」보고서는 이 지역에서의 농산물가공수출에 따라 동남아는 농산물가공수출로 자본을 축적하여 성장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전통적으로 빈곤한 동남아를 농산물수출국으로 변형시킬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지금의 사태는 정반대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동남아에는 한발이 계속되어 인도남부에는 식량 폭동마저 일어나고 있다.

<비선「기적 의 볍씨」개발>
「필리핀」은 북이 홍수, 남이 한발이라는 현상이 일어나 식량난에 봉착했으며 인니는 쌀·옥수수수출금지, 최대 쌀 수출국인 태국도 수출식량규제 등을 설치하고 있다.
녹색혁명이란 아열대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쌀·소맥·잡곡 류의 다수확 신품종개발과 그 재배기술의 보급현상을 말한다.
「유엔」개발10년 계획을 주도한 미국의「케네디」정부는 개발도상국 농촌빈곤추방을 위해 이 녹색혁명을 적극추진 했으며 60년 후반기에 와서는 이것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는 듯 했다.
미국의「록펠러」재단은 63년 국제소맥·옥수수 유 개량「센터」(COMMYT)를 세워 다수확품종을 개발, 보급하는 한편「필리핀」에는「포드」재단과 협력하여 국제도연구소 (IRRI)를 설립, 「기적의 볍씨」라는 IR-8 ,IR-5 라는 신품종을 만들어냈다.
IR-8의 경우 l정보 당 수확량은 4t으로 재래종의 5O내지1백%, 소맥은 70내지 2백50%의 증수가 가능하다는 실험결과가 나와 생산성의 비약적인 증대가 약속되기에 이르렀다. 이들 신품종의 특성은 대가 짧고 내비성이 강하며 감광성이 낮고 건조·습기에 약하다.

<기후 나빠 신품종도 타격>
따라서 신품종도인은 종래의 자연관개중심 농업에서 비료·살충제·제초제·관 개설비등 근대적 투입 재를 대량 사용하는 근대농업으로의 이행을 불가피하게 했다.
이같은 다수확신품종의 등장으로「후라·민트」보고서가 농산물의 1차 수출가공산업화를 주창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67∼71년의 5년간「아시아」저개발지역 식량생산은 61∼65년 평균을 100으로 했을 경우124까지 증가했으나 1인당 식량생산은 평균 1%, 60년대를 통해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70년대 초부터는 한 발등의 이상기상으로 건조·습기·병충해에 약한 신품종이 대 타격을 입었다. 또 녹색혁명은 농업투자의 증가를 전제로 했기 때문에 부농만이 참가하여 결국 지역·계층 격차를 확대시키는 역현상을 초래했다.
녹색혁명은 농업생산성이 인구증가를 상회하고 농업생산성이 선진공업국에 의해 무제한 흡수되어야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 할수 있는 것이나 현 단계로서는 이 두 가지 모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농업투자 부담이 문제>
녹색혁명이 결과한 문제점을 예시해보자.
인도의 각 창인「푼잡」주「루디아나」지역은 60년대 초부터 집약농업계획(IADP)의 지정지역이 되어 신품종 소맥을 도입했다.
이 지역에는 20「에이커」이상 소유 대농이 토지소유농민의 37%를 점하고 총 경지의 55%를 경작하고 있다.
그런데 신품종을 도입하는데는 막대한 농업투자가 필요하여 대농이 주체가 필수밖에 없었다. 대농은 경제성을 고려하여 종래 소작하던 것을 직영으로 돌리고 농업노동자를 대량 고용하여 임금을 하루 2·5「루퍼」에서 5「루퍼」까지 올라가도록 결과했다.

<신품종 맛없는 약점 보여>
반면 중·소농은 소요 자금조달이 어려운데다 노동고용능력마저 저하, 마침내 이농하는 사태를 낳았던 것이다.
쌀에도 이같은 현상은 일어났다.
「필리핀」「리갈」주에서의 IR-8과 재래종을 비교해보면 신품종은「헥타르」당 현금· 현물비용이 7백79「페소」로 재래개량형의2배 이상에 달하나 생산성은 신품종이 재래형의 l·8배인 5·85t울 기록, 순 수입은 1·7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두 가지 쌀이 ㎏당 0.36「페소」로 똑같은 고지지 가격을 받는 까닭에 성립되는 계산이며 신품종이 싸라기가 많고 맛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계산하면 내용이 달라진다.
또 무리한 고지지 가격은 대중의 기아 위에서 부농 층의 경영 근대화를 촉진하는 모순이 되고도 있다.
이상과 같이 녹색혁명에 따른 문제점은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지역간격차 더 두드러져>
첫째는 신품종 도입 국에 있어서의 지역간격차 확대다. 녹색혁명은 같은 국가에서도 관개설비 등이 앞서있는 농업선진지역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낙후지역과의 격차는 갈수록 확대된다.
둘째는 근대적 영농도입에 따른 대금부담으로 인해 대농은 더 커지고 영세농·소작농은 땅을 잃는 등 농촌 안 격차가 커지고 있다.
셋째는 ①어느 정도 대농간에 다수확품종 보급이 한바퀴 돌면 파급력이 급격히 줄고 ②식량수급이 균형 되어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면 투자유인을 잃고 생산성향상이 정지된다는 점이다.
식량생산은 정부의 강력한 경상적지특가 없는 한 공급과잉→가격 하락, 공급부족→가격상승을 반복하는 것이며 녹색혁명도 이에서 예외는 아닌 것이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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