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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서도 연구열 높아지는 균류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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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 개척분야이던 균류학이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각광을 받기 시작, 이에 대한 연구열이 높아지고 있다. 간장·된장을 만드는 데서부터 단백질이 풍부한 식량을 개발하는데 이용되고있는 균류학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알아본다.
균류란 엽록소를 가지지 않은 은화 식물의 총칭이며 그 수는 5만∼10만에 달하는 방대한 생물군이다.
균류를 다시 세분하면 ①조균류=균사는 보통 격막이 없으며 유성 생식의 결과 난포자 또는 접합포자를 만든다.
이들은 수중 생활을 하거나 물과 인연이 깊은 생활을 하며 이 법주에 드는 것으로는 물곰팡이·식물병원균인 이슬곰팡이·털 곰팡이·거미집 곰팡 등이 대표적이다.
자낭균류=균사에 격막이 있는 것으로 유성모자는 자낭포자라고 하여 자낭이라는 대형 세포 안에 보통 8개가 형성되어 있다. 운동성 포자를 만들지 않는다. 종류는 매우 많으며 누룩곰팡이·푸른곰팡이·효모균처럼 유용한 것과 식물에 기생하여 병을 일으키는 종류도 있다.
③담자균류=균사에는 격막이 있고 유성포자는 담자포자이며 담자기라는 대형 세포 위에 보통 4개가 형성된다. 버섯이 대부분이며 깜부기병균·수병균 등의 식물병원균도 이에 속한다.
④불완전균류=균류는 기본적으로 위에 기술한 3대군으로 분류되나 무성포자를 형성할 뿐이며 분류 기준이 되는 유성포자를 형성치 않거나 분명한 균이 많은데 이를 통틀어 불완전균류라고 한다.
균류의 본체는 효모균 기타 소수의 예외를 빼고는 균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번식은 포자를 형성하여 이 포자가 바람·물·동물·사람 등에 의해 널리 퍼지며 견디는 힘이 아주 강하여 수천「마일」밖에 까지도 번식력을 잃지 않고 옮겨져 이 점이 바로 전 세계 넓은 지역에 다양한 균류 분포를 보이는 이유이다.
균류는 유기물이 있기만 하면 도처에서 살 수 있으며 단 시간 내에 막대한 수의 포자를 형성하여 공중·수중·지중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여기에 적당한 생활환경이 주어지면 발효해서 균사를 만들어 정착한다.
균류의 대부분은 생물의 시체 또는 유기물에서 부생적 생활을 하며 그 중에는 생체에 기생하여 숙주에 전염성 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균류의 생활방식으로 부생·기생 외에 식물의 뿌리에 균근을 만들어 식물의 영양 섭취를 도우며 공생하는 것도 있다.
균류는 엽록소를 가지지 않으므로 광합성을 못하며 동물과 같이 식물이 만들어낸 유기물을 영양원으로 하여 생활한다.
이 때 동물은 유기물 중 전분·단백질·지방 등을 주로 이용하나 식물의 주성분인 「셀룰로즈」나 「리그닌」등을 소화할 능력은 거의 없다.
이에 반하여 군류는 매우 다양한 효소를 가져 모든 유기물을 분해하여 무기물로 환원시킬 수 있다. 이 환원작용은 물질의 순환에 있어 불가결한 요소이며 균류가 없다면 지상은 미분해 유기물로 뒤덮이고 말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생태학에서는 생물을 생산자·소비자·분해자, 즉 식물·동물·균류로 3분류하기도 한다.
균류의 응용분야로서 이지열 박사(서울여대교수)는 첫째 석유를 먹이로 하여 「이스트」를 길러 단백질이 풍부한 식량으로 이용할 연구가 진행중이며 식용중인 버섯류에도 단백질과 「비타민」군이 풍부하고, 둘째 1929년「플레밍」이 푸른곰팡이에서 추출한 「페니실린」을 비롯해서 「스트렙토마이신」등 항생제 생산에 쓰이고 현재는 제암 물질을 균류에서 추출하려는 연구가 전 세계적인 과제이며, 셋째 농작물의 병충에 아직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것이 많은데 이들이 대부분 균류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어 앞으로 규명되는 경우 농작물 병 퇴치가 가능하다, 넷째 공해 문제를 해결할 방도로서 균류를 이용하는 연구가 각광을 받고 있고(특히 석유로 인한 하수오염 등), 다섯째 간장·된장 등 식품가공과 누룩곰팡이나 「이스트」를 쓰는 양조업 등을 열거했다.
그러나 이처럼 방대한 응용 분야를 가진 균류학에 대한 우리 나라 학자들의 관심은 미미한 것이었다. 학회가 생긴 것도 겨우 작년 12월. 현재 회원은 90여명이다.」
대학에서도 균류학을 따로 다루는 과가 없고 기껏 미생물과에서 이를 다룰 뿐이라고 이 박사는 말하고 순수 균류학을 다루는 학자들의 배출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 나라 산업(간장 등)에 쓰이는 종균이 일본·미국 등지에서 수입되는 것임을 감안할 때 국내 균류 자원의 개발과 응용이 한국 균류 학자와 관계 산업 기관이 당면한 시급한 과제인 것 같다.<이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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