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생활과 철학과 사랑을 담은 프로이트-살로메 서간집|최근 「뉴요크」에서 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프로이트」와 19세기의 가장 탁월한 여성중의 하나로 꼽히는 정신분석의인 「루·살로메」와의 서간집이 최근「뉴요크」의 「하코트·브레이스·요바노비치」출판사에 의해 출판되었다.
2백24「페이지」의 이 서간집은 「프로이트」의 가장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게 해주는 동시에 정신분석학에 관한 몇 권의 저서를 남기고 있는「루·살로메」를 인식케 해준다.
1861년 「러시아」에서 출생한 「루·살로메」는 19세기 당시 「유럽」의 정신사를 빛낸 남성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여성이다. 그의 친구 중에는 「오스트리아」의 소설가이며 극작가인 「아더·슈니츨러」, 저명한 사회학자「퇴니스」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친구들 중 특기할 만한 인물들은 철학가 「니체」, 시인「릴케」, 그리고 그의 스승이었던 「프로이트」이었다.
「니체」는 「루」에게 청혼을 했으나 실패, 학문에 보다 몰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릴케」는 「루」에게서 격려를 받아 풍부한 문학수업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36살이 되던 해에 남편과 함께 살던 「베를린」에서 감성적이기만 하던 시인「릴케」를 만난 「루」는 그에게 「러시아」에 가「러시아」문학을 공부할 것을 권한다. 이렇게 시작된 그들의 교우관계는 평생 계속되었다고 한다.
1937년 그가 죽기 전까지 「프로이트」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던 「루」가 「프로이트」를 만나게 된 것은 국제정신분석협회의 1911년 「바이마르」회의에서 이었다.
그들이 직접 얼굴을 맞댄 것은 네 번뿐이었다. 「루」가 으레「빈」의 「프로이트」가정으로 찾아가 몇 개월 머무르면서 정신분석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프로이트」와의 이 연구와 체험이 64년 「루·살로메」의 「프로이트·저널」로 출간되었다.
「베를린」에서 정신과의로 일하고 있던 「루」는 오늘날도 탁월하고 재능 있는 여성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한편 그 시대의 전형적인 여성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그가 남긴 책을 통해 재능이 인정되면서도 그를 평가할 때는 으레 그와 관련이 있었던 남성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루」자신도 생전에 자신의 독립성을 내세울 줄 모르던 여성이었던 듯하다. 「프로이트」와 교환한 편지를 보면 「사인」이 처음 얼마 동안은 「루·안드레아·살로메」라고 적혀있었다. 「살로메」는 자신의 친가 성이고 「안드레아」는 남편의 성이었다. 「프로이트」는 이를 보고「미스·안드레아」로 「사인」할 것을 요구하는 구절도 보인다.
네 차례 얼굴을 맞댄 이외에 그들은 편지를 통해 학문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서간집에는 「루」 가 정신분석학에 관한 이론만을 적어 보낸 것, 병원을 찾아 온 환자의 증상을 의논해 온 것, 생일에 축하를 보내는 다정한 내용의 것 등 세 종류의 편지가 있다.
「프로이트」는 「루」의 편지중 환자에 관한 것에 가장 진지한 답을 써 보내고 있다. 환자는 대부분 「프로이트」가 「루」에게 보낸 사람들로 이 편지들은 정신분석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부분이다.
둘 다 같은 분야의 길을 걷고 있었지만 진지하게 이론을 나누지 않았던 것은 「루」를 여성으로만 판단한 시대적인 환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프로이트」는 그의 제자였지만 후에 그의 학설을 반대하고 나선 「스위스」의 심리학자 「융」을 비롯, 같은 분야의 학자들을 흥 보는 내용의 편지도 가끔 쓰고 딸「안나」의 심리적인 문제에 관해서도 걱정하는 구절이 여기저기 보이고 있다.<미「뉴요크·타임스·북·리뷰」지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