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페론」에게 정부는 나에게 「캄포라」 피력|군부에 쫓겨 망명 생활 17년만에 「국가 원수 복귀」 눈앞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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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권력은 「페론」에게, 정부는 나에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당선되었던 「엑토르·캄포라」 박사가 13일 대통령 취임 1개월 반만에 사퇴할 것을 발표했다.
의사 출신의 충실한 「페론」 추종자인 「캄포라」 대통령은 예상대로 대통령 자리를 그의 정치적 스승인 「페론」에게 물려주기 위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25일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에 취임, 「7년 군정」에 종지부를 찍었던 그는 사실상 「페론」의 「화신」으로, 철저하게 행세해 왔기 때문에 이번 그의 「사퇴 발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시기가 예상보다 너무 빠르다는 것 이외에는 「캄포라」 대통령은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군부 지도자들과 이 문제를 협의, 합헌적 방법에 의한 「페론」의 「국가 원수 복귀」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의 강자이면서 군부의 「쿠데타」로 국외로 추방당해 17년 동안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망명 생활을 해왔던 「페론」으로서는 실로 17년만의 권토중래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볼 수 있다.
남미 공통의 현상인 만성적인 「인플레」와 뿌리깊게 박혀 있는 「페론」 추종자의 강인한 저항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물러난 군부는 이제 자기들 손으로 몰아낸 「페론」을 다시 권좌에 복귀시키도록 지원하지 않으면 안될 기묘한 입장에 놓여 있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민간 정치인과 군부의 대립으로 점철되었던 「아르헨티나」 정국은 이처럼 또 다시 일전하고 있는 느낌인데 관심의 초점은 물론 「페론」과 군부와의 관계.
「구원」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 될 지에 따라 「군부 재 개입」여부도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오늘날의 「아르헨티나」 정치 현실이다. <김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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