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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래의 작품 소재에서 탈피한-미국 현대도자조각전|15일까지 미 문화원서 개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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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의 소장 조각가들의 관심과 경향을 보여주는 「미국 현대도자조각전」이 6일부터 15일까지 미국 문화원「빌딩」(광화문 비각 뒤)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중앙일보사와 미국 문화원이 공동 주최한 이 조각전은 종래의 조각 작품 소재를 탈피하려는 최근의 움직임을 대표하는 미국 작가 46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전시하고 있다.
이 조각전에 「도자조각」이라는 설명적인 이름을 붙이고 있지만 막상 도자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을 뿐 유리·아크릴·플라스틱·석고·청동·목재 및 전기 등 다양하게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그럼 이들 작품에서 공통적인 특징을 찾아본다면 다분히 공예적 성격을 띤 소품들이란 점이다. 즉 그 중에는 전통적 매체를 이용한 조각가도 있으나 대다수가 공업 매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진흙을 사용한 것이 가장 많은 것이다.
그들은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종래의 태도를 벗어나 전혀 야심을 안 보이는 그런 표현이며 오히려 자신에게 충실함으로써 『인간이란 어떤 것인가』를 작품을 통해 상기시키려 노력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무거운 사회적·도덕적·선정적 주제를 피하는 대신 낮 익고 이해하기 쉬운 찻잔이나 인물, 심지어 애견의 죽음을 기록하는 등 매우 일상적 각도에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니 흔히 공예에 사용되는 재료를 그대로 이용하기 마련이며 미국에서 공예 학교의 수강 희망자가 날로 늘어감도 바로 그런 관심을 입증하는 것이 된다.
이들 조각가는 몇몇 「그룹」으로 구분해 볼 수 있으며 「길훌리·코틀러」「베일리」등은 도자에서 기능을 깨뜨려 조각화 하는 「펑크」파. 그와 대조적으로 환상 세계를 그리려는 「퍼머」 「하스」 등 「뉴요크·폽」 계열. 그밖에도 주목할만한 몇계열을 지어볼 수 있는데, 요는 이들 조각가들의 대부분이 한가지 재료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갖가지 매체를 사용해 제작 활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미술가 스스로를 위한 작품을 제작하고 있으므로 그런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인간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조각계에 매우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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