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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아동극-그 실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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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청소년교육문제는 중요하게 인식되어지고 또 그만큼 어려운 문제다. 세계에서 아동극의 수준이 가장 높고 또 그만큼 공연활동도 활발한 소련의 경우 연극은 청소년 교육의 중요한 수단이 된다. 『우리는 그들(청소년들)을 예술로 붙잡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을 놓칠 것이니까요』-. 「레닌그라드」의 청소년 극장대표 「지노비 ·코로고드스키」의 표현대로 소련의 청소년들은 서구사회의 청소년들이 LSD와 「록·뮤직」에 사로 잡혀있듯이 무대예술에 사로 잡혀있다.
「레닌그라드」의 경우 50개가 넘는 청소년 전용극장이 있고 청소년만을 위해 제작되는 공연물만 해도 「오페라」「발레」연주회 연극 등을 포함, 연4백50공연이 넘는다.
특히 중점적으로 다루어지는 것이 연극. 한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백여명의 「스태프」가 동원되는 등 서구사회의 어느 기성극단 제작 규모에 못지 않은 「프로」급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무대기법이나 연기 「스타일」은 성인극에 비해 훨씬 미국과 영국식에 가깝다.
「코로고드스키」의 말에 의하면 『우리들 취향대로 했다가는 빗발치듯 비난이 쏟아질 것』이기 때문에 『새롭고 권위적인 서구식 기법을 쫓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의견은 1년에 두 차례씩 「레닌그라드」시의 각급 학교 학생대표 5백여명이 모여 토론회를 가짐으로써 반영된다.
「레퍼토리」는 5개의 연령별「그룹」으로 나누어져 7∼10세까지는 『피노키오』같은 동화나 전실, 11세∼13세까지는 보다 서경적인 시극, 14∼15세까지는 『자아에 눈뜰 시기』이므로 『우정과 의무』가 무엇인가를 알려줄 수 있는 작품, 16∼17세까지는 『성인세계를 알기 전 마지막으로 보내게되는 청소년시절』이므로 『이상을 품게 하도록』할 수 있는 작품을 각각 선정하여 공연토록 한다.
예를 들어 16∼17세의 청소년들을 위해 『햄릿』을 공연할 때 『햄릿』은 성인 극에서와는 다르게 해석되어 무대 위에 올려지게 된다. 이같은 경향은 결과적으로는 교육효과를 높아지는데 의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작품 자체에 대해서는 얼마만큼 성실하게 전달하느냐가 문제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 청소년들에게는 가령 「에드워드·올비」같은 작가는 알아도 「새뮤얼·베케트」같은 작가는 이름조차 모르는「난센스」가 내재해 있기도 하다.
이같은 청소년을 위한 공연작품은 한번 제작되면 1년간 공연되고 나서 성인극장 측에 돌려져 재 제작, 성인들을 위해 재 상연된다. 청소년문제가 안고 있는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마땅히 정부나 사회는 이곳에 우선적으로 투자해야할 것이다』고 「코로고드스키」는 주장한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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