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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수 편승한 물가 조작 단속|국세청 지시-출고 조절·매점 매석 행위 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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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9일 국세청은 미국의 고철 및 농산물 수출 금지 조치에 편승한 국내 관련 제품의 부당 가격 조작이나 매점 매석 행위 등을 막기 위해 물가 단속을 강화토록 전국 일선 세무서에 지시했다. 국세청에 의하면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 고철에 이어 사료·식용유·우지 등 41개 농산물의 수출 금지를 발표한데 따라 일부 국내 업자들의 출고 조절·매점 매석 행위가 선행할 것에 대비한 것이다. 그런데 이미 철근 값은 협정가의 2배 가까운 t당 12만원 선에 암거래되고 비누·밀기울·채종유 등은 부쩍 늘어난 가수요와 함께 품귀 현상을 빚는 실정이다. 전국 일선 세무서의 4백60개의 물가 단속 기동 반과 본청 및 지방청의 80개 확인 반이 총동원될 이번 단속에서는 관련 제품 전반에 걸친 유통 가격 조사와 「메이커」·특약점·대리점·도소매상의 재고량 파악 및 매점 매석 여부를 가려 부당 행위가 적발되면 폭리로 단정, 세금을 즉시 추징토록 하고 관계 당국과 협조하여 허가 취소·고발 등 규제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의 금수 조치와 이에 따른 물량 확보책으로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인상한다는 정부 방침에 영향을 받아 철근을 비롯한 비누·식용유·사료·라면·밀가루 값 등이 뛰고 있는가하면 품귀 상태를 빚고 있다.
7일 이후의 일반 시장 동향은 관련 품목에 대한 소비자의 가수요가 왕성한 반면 「메이커」 및 유통 과정에서 출고를 조작, 가격 앙등에 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 품목별 동향은 다음과 같다.
6월말까지 실수요자가 구매하던 값이 공장도 t당 5만8천6백원 보다 훨씬 비싼 9만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10만원, 일부 지방에서는 12만원 선까지 뛰어올랐는데도 현물은 절품 상태.
거기에다 「메이커」들은 현재 고철 재고량 10만t (1개월분)이 소진되고 나면 장기간 조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고 철근 값이 인상된다는 사실에 자극 받아 출하를 완전히 「스톱」하고 있다.
따라서 시중에서의 거래도 전무한 상태다.
우지 금수로 비누 원료 조달이 어렵게된데다 가수요까지 겹쳐 품귀, 동대문시장 J상회의 경우 하루 평균 3백개의 비누를 팔았으나 8일 상오 3시간만에 8백개가 모두 팔려 동이 났다.
C상회에서는 몰려 드는 소비자들에게 한사람에게 2개씩 제한하는 정도.
세탁 비누 값도 개당 35원에서 10원이 올랐으나 품귀.
콩기름 소매는 4ℓ짜리가 1천4백원에서 3백원이 오른 1천7백원, 해표 식용유는 1·8ℓ짜리 한 병이 7백50원에서 1천원 내지 1천2백원으로 뛰어 올랐다.
식용 우지의 금수로 「라면」에 대한 가수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 현상은 밀가루에까지 번지고 있다.
배합 사료가 품귀 상태를 빚고 있는 가운데 밀기울의 경우 36kg들이 부대 당 공장도 5백원에서 실수요자 구매가는 7백50원 내지 8백원 선에 이르고 있다.
이 밖에도 대한상의가 조사한 지난주 중 도매 물가에 의하면 콩이 가마 당 서울·부산에서 5백원이 올라 1만원, 대구·대전에서는 2백원이 오른 9천7백원 및 9천3백원에 거래됐다.
공산품 중에는 목재류와 「베니어」 합판이 계속 품귀 상태를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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