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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교포의 생활상 담은 최초의 사진 도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동경=홍두표 특파원】소련 땅에 억류된「사할린」교포들의 생활상이 담긴 사진이 해방 후 처음으로 2일「사할린」억류 귀환 한국인 회장 박노학씨(일본 동경도종립구육월일정목32의15) 앞으로 도착했다.
실의에 찬 억류 교포들의 편지와 함께 부쳐온 이 사진은「사할린」에서 지난달 11일 부친 것으로 일본까지 2주일 이상 걸렸다.
31년만에 처음 보내온 이 사진에는「레닌」모를 쓰고 장화를 신은 교포들이 잡초가 우거진 들에서 집단으로 삽질을 하고 있는 어려운 생활상이 역력히 엿보이고 있다.
사진과 함께 보낸 편지에는 소련적십자사가「사할린」한국 교포들을 일본을 통해 송환하겠다고 동의한 소식을 전혀 모르는 듯『죽기 전에 고향산천과 가족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와하는 내용들이었다.
표용술씨는 아들 정부씨(대구시 태평로5가114)에게 보낸 편지에서『5년전 가족들의 편지를 받고 곧 답장을 보냈으나 소식이 끊겼다』고 안타까와했고 충남 홍성군 은하면 학산리 박상호씨 누님은『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산소조차 찾을 길 없어 불효 막심하다』고 썼다.
이처럼 가족들의 소식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교포들은 대부분은 가족사진을 동봉하고『살아있으면 우선 사진 한 장이라도 보내달라』고 30년전 주소에 안타까운 사연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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