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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공의 사회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기능공 부족 때문에 각 업계는 「스카우트」경쟁을 벌이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일부 업계에서는 「스카우트」중지협정까지 맺고있는 실정이다.
경제규모의 확대와 특히 올해 들어 과열되고 있는 투자 「러쉬」현상 때문에 기능공 부족현장은 현저하게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근로자의 지위를 향상시켜 주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징조라 하겠으며 이제 이 나라 경제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뜻한다.
정부와 업계는 기능공 부족이라는 새로운 사태에 대비하여 대대적인 직업훈련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기능공 부족문제는 잘만 처리되면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경제원리에 따라서 합리적으로 문제를 처리해 나간다는 자세부터 먼저 확립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자본 제 경제의 본질은 효율경쟁에 있는 것이며 효율의 제고에 있어 필수 부 가결한 조건이 다름 아닌 생산요소의 「모빌리티」(이동성)임을 인정해야 한다. 모든 생산요소가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어야 최적의 능률을 보증할 수 있는 요소를 이룰 수 있는 것이며 그래야만 사회적 한계 생산성이 제고된다. 그러므로 원칙적으로 말한다면 임금수준에 따라서 근로자가 이동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아 업계를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근로자의 「모빌리티」를 보장하면 단기적으로 자금상승 유인이 발생해서 업계가 이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나 업종별로 임금수준에 차이가 나야만 새로 배출되는 근로인구가 그 분야에 몰리는 효과를 외면해서는 아니 된다. 아무리 기능공 양성을 위한 훈련계획과 투자를 서두른다 하더라도 자금유인이 없는 계획으로는 부족한 기능공을 단 시일 내에 보충할 수는 없다. 오늘날 업계가 기능공 확보를 위해 욕심을 부리면서도 기능공의 자연적인 증가를 유도하는 자금유인에 대해서는 달가워하지 않아 「스카우트」방지를 묵계하고 있는 것은 너무나 좁은 소견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기능공 양성의 지름길은 별도 교육기관의 설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공장 내에서의 실기훈련에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오늘날 부족한 기능공은 학술이론의 교육으로 메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가동하고 있는 공장현장에서 실무를 통해 손발이 익숙해진 공원이어야 하는 것이므로 보습훈련 이외의 방법으로는 메워질 수 없다. 그러므로 업체마다 스스로 장내의 확장계획에 맞추어 견습공을 여유 있게 훈련해 나가는 것이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는 길이라는 것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끝으로 기존업체가 기능공의 「스카우트」를 방지하는데 지나치게 곤경을 쓰는 일은 국민경제의 순조로운 성장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 못된다. 지금과 같은 폐쇄적인 사고를 버리지 않는다면 기능공의 독점현상 때문에 신규공장은 너무나 큰 「핸디캡」을 갖게 되어 결과적으로 국민경제의 발전에 지장을 주게 된다는 점을 인정해야된다. 그러므로 기존업체는 국민경제의 성장이라는 보다 넓은 안목에서 기능공을 양성하여 후발 기업에 공급한다는 사회성을 부인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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