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59)양돈기업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삼한시대 부여서 처음 사양>
돼지는 부와 번영·건강 등을 상징한다.
사람들은 돼지꿈을 기리며 일본사람들이 돼지를 「부다」로 부르는 이유도 이런데 연유해서일까?
학설에는 돼지가 원래 야산 멧돼지였던 것을 약1만년 전에 인간이 가축으로 길들였다 한다.
가축은 농업의 절대적인 생명선인 농토를 비옥시키기 때문에 마치 물과 물고기의 관계와 같이 농업과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가축 가운데서도 돼지는 멧돼지가 순화된 것이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적응지가 따로 없이 광범하고도 보편적으로 사양되어 다른 어떤 가축보다도 널리 보급됐다.
우리나라는 삼한시대에 지금의 부여지방에서 처음으로 돼지를 사육했다는 기록이 있고 삼국시대에는 돼지를 제물로 이용하기도 했다.

<중공, 전세계의 30%를 보유>
한편 근대농업의 추세가 전통적인 전분농업에서 탈피, 점차 단백농업·「비타민」농업으로 전환됨으로써 돼지의 농업에 대한 기여도도 다양해져 단순한 농토의 비옥제 또는 부업수단 구실을 넘어 종합식량으로서의 개발대상으로 등장했다.
따라서 돼지 사양두수도 크게 늘어 72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생돈두수는 1백25만 마리로 인구 25명에 1마리 꼴로 86만 농가에서 기른다.
돼지사양은 세계적인 추세. FAO(유엔식량농업기구)조사에 의하면 70년말 현재 6억2천6백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으며 특히 중공은 세계 최다 육국으로 전세계 돼지수의 30%가 넘는 2억2천만 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도 돼지고기 공급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75년엔 돈육 2백만t 부족>
국내에서는 최근 돼지고기 품귀현상이 장기화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오는 75년도에는 2백만t이나 부족 되리라는 FAO의 관측.
따라서 단백농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양돈은 이제 현대적 경영기술 도입이 불가피한 단계에 왔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전래의 농가 부업적인 경영형태는 하루 빨리 탈피해야 할 시기가 왔다.
삼성「그룹」(대표 이병철)이 용인종합농림단지 안에 개발중인 양돈단지는 바로 이같은 시대적 요구에 앞장서기 위한 것.
이미 퇴화된 국내 종돈개량에 주력, 최고 한 마리에 60만원씩을 들여 세계적인 원원종돈을 도입, 개량종돈의 생산 보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농민과의 계약 생산제를 채택, 농민소득 증대에 한몫을 하겠다는 것.

<내년 3월 천3백 마리 분양>
용인양돈단지에 들어오는 「듀록·저지」「라지·화이트」 2종은 국내에선 처음. 또 총 도입 원원종돈 4백36마리 중 수컷이 약 9%인 36마리로 일반적인 암수비율 20대1보다 수놈의 비율이 훨씬 높아 그만큼 원종의 질이 높아진다는 전문가의 풀이.
한편 내년 3월에는 올 가을에 처음으로 생산될 1천3백 마리의 수돼지 새끼를 1차로 농가에 분양할 계획이란다.
새끼돼지와 함께 90㎏의 규격돈이 될 때까지 필요한 배합사료 약 2백45㎏을 동시에 공급할 뿐 아니라 현대적 사육기술도 지도한다는 것이다.
규격돈이 되려면 약1백14일이 걸리며 이 돼지를 다시 용인단지에서 시가에 따라 사들이기 때문에 계약농가는 적어도 현재 시가기준으로 연간 마리당 2만4천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계약 농에 사료와 기술지도>
계약생산 대상 지역은 내년 3월 분양분의 경우는 기술지도·사료공급 문제 등을 고려, 용인단지(포곡면 유운리) 부근 부락민에 한정되며 75년3월의 2차 분양 때는 용인군과 인접한 타군 부락이라도 단지사육 농가에 대해서는 특별 분양할 계획.
결국 계약희망 농가는 돼지우리와 노동력만 갖추면 사육이 가능하나 종돈과 사료비에 해당하는 일정수준의 담보능력은 있어야 할 듯(주 기타 분양조건은 내년 초 별도공고 예정).
돈사는 적어도 위생적인 시설을 갖추어야 하며 평당 8천원 꼴은 들어야 한다.
한평의 돼지우리엔 3마리를 키울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전국 농가에 새 품종의 돼지 기르기「붐」이 줄기차게 일어날 것은 틀림없을 것 같다. <글 김두겸 기자 사진 김택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