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를 필두로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이 밝아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산타 랠리를 만났다.
미국 증시는 23일(현지시간) 주요 지수들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73.47포인트(0.45%) 오른 1만6294.61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9.67포인트(0.53%) 상승한 1827.99로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종합지수는 44.16포인트(1.08%) 오른 4148.90을 기록해 13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이날 미국 증시엔 소비지표 호조 영향이 컸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개인소비는 0.5% 상승해 5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12월 소비심리 종합지수 확정치는 82.5로 전달(75.1)보다 크게 개선됐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깜짝 성장(4.1%)을 이끈 동력이 소비로 분석된 가운데 최근 소비지표마저 높게 나오자 시장은 미국인들이 지갑을 제대로 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미국 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살아나면 경기는 본격적으로 회복된다.
미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은 유럽 증시도 끌어올렸다. 독일 DAX30지수는 0.94% 오른 9488.82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영국 FTSE100지수가 1.09% 올랐고, 프랑스 CAC40지수도 0.51% 상승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회복해 2001.59로 마감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0.12% 오르는 데 그쳐 1만5889.33으로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6년 만에 처음으로 1만6000선을 돌파했다. 캐나다·멕시코·브라질·호주·뉴질랜드 등 대부분 나라도 주가가 올랐다.
산타 랠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장이 과열됐다는 것이다. 미국 S&P500지수는 올 들어 25%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33%나 뛰었다. 누빈 애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전략가 봅 돌은 “기업 실적의 추가적인 개선 없이 주가가 더 크게 오르기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 경기 개선은 양적완화 축소 규모를 키울 수 있다. 통화량이 갑자기 줄면 증시도 충격을 받는다. 오펜하이머 펀드의 제리 웹맨 수석 경제학자는 “투자자들은 강한 경제 지표로 인해 연준이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