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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청문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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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 대통령선거전을 앞두고 「닉슨」이 『여섯 개의 위기』라는 책을 내 놓았을 때 그는 자기의 일생을 두고 다시는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가 지금까지에 겪은 여섯 개 위기 중에서도 가장 심했던게 52년 대통령선거전 때 일어난 부정선거자금 문제였다. 하마터면 그때 「닉슨」은 부통령자리를 놓칠 뻔 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매장될 뻔 했다.
그런 엄청난 위기도 용케 헤엄쳐 나갔던 「닉슨」이다. 어떤 위기도 이겨낼 자신도 붙었을 것이다.
그러나 「워터케이트」사건은 그 어느 위기보다도 심각한 바가 있다. 「닉슨」으로서는 마지막일는지도 모른다.
그런 「워터케이트」 사건의 심리를 위한 상원청문회가 열렸다. 장소는 상원의원 총회의실 제318호. 바로 「티포트·돔」 사건의 심리가 있었던 곳이다.
「하딩」대통령 때 일어난 「티포트·돔」사건은 미국사상 가장 추악한 행정부의 「스캔들」로 되어있다. 이때 내무장관 「폴」은 재직 중에 형무소행을 한 유일한 장관이기도 했다. 318호실에서는 또 유명한 미 육군대 「매카시」의원의 청문회가 열렸었다. 기둥이 대리석으로 되어 있으며 천장에 호화로운 「샹들리에」가 달려 있기는 하지만, 미국역사의 오점들로 채워져 가며 있는 것도 같다.
이번 청문회의 의장은 무사공평하기로 이름난 민주당 소속의 「샘·어빈」, 그 밑에 민주·공화 양당에서 각각 3명씩, 모두 7명의 상원의원으로 구성된다.
이들을 보좌하기 위해 수석변호인 「새뮤얼·데시」가 이끄는 39명의 「스탭」이 바로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심문은 「데시」가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이 처음으로 증언을 듣기 위해 소환장을 보낸 사람들은 「미첼」 전 법무부장관과 「딘」 「홀드먼」 「엘리크먼」등 미 「닉슨」특별보좌관들을 포함한 20명이다.
그러나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증언대에 오를지 모른다. 청문회는 가을까지 가리라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는 「닉슨」 자신이 출두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대통령은 다른 민들에게 부과된 저의무로부터 면제된다고 밝힌 법률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어빈」의원이 말한 적도 있는 것이다.
이번 청문회는 「텔리비젼」을 통해 전국에 중계 방송된다. 어떻게 보면 「닉슨」에게는 다행(?)한 일일수도 있다. 지난 52년 대통령선거전 때 「닉슨」부정을 폭로한 것은 신문이었다. 그때 그를 살려준 것이 「텔리비젼」이었다.
「텔리비젼」을 통해 직접 전국민에게 눈물의 호소를 한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이번 「워터게이트」사건도 신문이 터뜨렸다. 만약에 그가 증언대에서 이리 시달리고 저리 시달리는 것을 「텔리비젼」으로 본다면 혹은 미국시민들의 동정을 살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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