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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의 국제음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서울의 금값이 또 급등했다.앞으로 더 뛰어오를 듯 하다고 내다봐서인지 금은방에서 금이 종적을 감추었다.
서울의 금값이 오른 것은 「유럽」이 의 금값이 쥔 여파라고 한다.
지난 16일 내림세를 보이기까지 「유럽」의 금값은1g에 1천4백원이 넘었다.한편 우리네 소하값은 1천3백60원이었다.
서울의 금은상이 금값을 올릴 만도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서울의 금값은 국제시세를 따라야 할 이유는 없다.서울의금은 외국시장에서 정식으로 사들여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또 수·급사이의 균형이 갑자기 무너진 것도 아니다. 「유럽」의 금값이 또 급등한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우선「레바논」위기를 마라 중동의 산유국들이 금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유럽」이 남아도는 「달러」를 금의 자유시장에 쏟았다는 이유도 있다.또한 소련이 보유금의 방출을 중지했기 때문도 있다.
소련은 미국으로부터의 작물 수입대금을 충당하기 위해서 구캐구유 시장에서 보유금을 대경으로 말 것으로 보였었다.
그런대 10억 「달러」의 융자를 서구측 은행으로부터 얻게 될 것 같자 소련이 금의 방출을 중지한 것이다.
물론 이밖에도 세계의 금 생산이 70년의 1천2백87t을「피크」로 차차 줄어들고 있는데 비해 수요는 늘어만 가고 있다는 사실도 부채질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까놓고 보면 뭣보다도 뿌리깊은 「달러」부신이 박차를 가해 주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서울의 금은상처럼 단순한 투기심 에서는 아니다.
지난 64년 「파운드」위기 때의 일이다. 「스위스」의 금융도시 「취리히」에 모여 있는 국제 금융업자들은 「마운드」대를 있는 대로 마구 꾸미고 말았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경제 위기로 골치를 앓고 있던 영국의 노동당내각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너무나도 격심한 「파운드」투기에 경제담상 「조지· 브라운」은 이것은 영 보수당과 결탁한 취리히의 소귀들』 이 꾸민 국제적 음모라고 비판을 올렸다.
은행가들의 음모를 동굴에 숨은 도깨비들에 비유하고, 그 주모자들「취리히」라 여기는 것이다.
당시의 「파운드」위기의 진원은 분명「춰리히」였다.그러나 국제적음모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온 세계의 돈이 모여있는「스위스」에서는 어디에선가 포화 불안이 일어나면 그 불안스러운 통화를 만다는 것은 일종의『정상방위』이기도 하다.조금도 음모랄 수는 없는 일이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이번의 금가 폭등과 이에 따르는 「달러」대 폭락의 사령탑은「런던」이다.「런던」의 「름바드」가 근저에 있는 「로스차일드」부자회 사안의 깊숙한 한 방에서 세계의 금 거내상 5인이 매일같이 오전·오후 두 번씩 모여서 금값을 정한다.그리고 5인의 자리 앞에는 작은 영국기 다섯개가 놓여있다.거래가 계속되는 동안엔 기를 쓰러뜨려 놓고,거래가 정지되면 세워 놓는다.
이렇게 기침소리하나 없이 진행되는 『의식』도 혹은 「닉슨」에게는 『국제적음모』 로 보일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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