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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덮어둔 채 「조용한」폐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72년 하반기 결산 주총은 고질적인 금융풍토 개선을 조심스럽게 외면한 채 지난 28일로 막을 내렸다.
8·3뒤치다꺼리 때문에 적자는 누증되고 연초 이래는 재정적자의 부담까지 짊어진 채 「고전」해온 은행에 대해 대주주인 정부는 정상화 처방을 강요해 왔다.
정책당국이 해야 할 일은 10% 균등배당을 위한 「이익금 조정」이나「흰 봉투인사」를 건네주는 일 만이 아니라 은행이 그 형식에 걸 맞는 내용을 갖추도록 해줘야 할 것이다.
최근 빈발하는 은행사고가 극도로 저상된 은행원의 사기와도 깊은 관계가 있는데도 이같은 경영상의 문제점은 간과되었다.
주총은 「흰 봉투」만 아니라 이런 저런 저간의 문제들을 검토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으나 이번에도 여전한 「총회꾼」들의 오만스런 소란과 「3기 중임배제」원칙에 따랐다는 2행장(한일·제일은행장)의 경질로 끝나 버렸다.
항간에서는 이른바 「반사회적 기업가」소동으로 상당한 폭의 인사이동이 예상되었으나 남 장관원칙으로 그만한 선에서 매듭지어졌다는 얘기다.
지상을 포함한 하마평에 오른 인사가 무려 10여명이 넘었던 이번 주총은, 당사자에게도 바로 전날 통지되는 철저한 보안이 이루어졌던 점도 기록될 만하다.
중견 금융인의 자발적 퇴진(한일은행 박승순 상무)과 비금융인의 진출도 이번 주총 중에 있었던 특기할 만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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