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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면류 값속에 소비자 모르는「잇속」숨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빵값 속에 소비자들이 모르는 잇속이 숨어있다. 이는 지난달 16일 농수산부 고시에 의해 1급 밀가루 생산이 전면 금지된다. 빵(라면포함)「메이커」들이 종전에 쓰던 1급 밀가루 대신 부대당(22㎏들이) 1백여원이나 싼 2급품으로 대체, 제조하고있어 원가가 절감된데다 품질마저 떨어졌는데도 제품가격은 종전 그대로 받음으로써 생긴 덤의 이익.
계산에 의하면 이 같은 덤의 이익은 대「메이커」의 식빵 등 빵류의 경우 개당 평균 16전으로, 모 라면은 2원50전으로 나타났다.
농수산부는 앞서 원맥으로 밀가루를 뽑을 때 1급품이면 수율(수율)이 65%밖에 안되나 2급품이면 77%로 12%나 더 높기 때문에 밀가루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이유로 1급품 생산을 전면 중지토록 조치했었다.
이에 따라 빵·과자류 및 라면「메이커」들은 지금까지 써온 1급 밀가루를 모두 2급품으로 바꾸어 만들고있다.
25일 조사된 바에 의하면 ▲S식품은 월간 빵 제조용 소요 밀가루 16만 부대 이상을 대부분 1급품으로 충당해 왔으나 모두 2급품으로 쓰고있으며 ▲C식품은 월간소요 5만5천 부대중 3분의1을 강력 1급으로, 나머지는 중력 1급으로 써왔으나 역시 강력2급과 중력2급으로 바꾸었고 ▲H제과도 2만2천 부대중 80%이상을 박력 1급으로 써왔으나 2급으로 바꿨다.
또 모 라면은 월15만 부대를 강력 1급으로 써왔으나 박력 2급으로 바꾸었다.
1급 밀가루를 2급으로 바꿈에 따라 부대당 차액은 ▲강력분의 경우 종전 1급이 1천3백80원이고 현행 2급이 1천2백67원이므로 1백13원이고 ▲준강력분은 1급 1천3백2원, 2급 1천1백97원이므로 1백5원이며 ▲중력 및 박력분= 1급 1천2백4원, 2급 1천1백30원이므로 74원이 된다.
모 라면의 경우엔 강력1급을 박력2급으로 바꾸었기 때문에 차액은 부대당 2백50원에 이른다.
S식품은 1일 3백50만개의 각종 빵을 생산하고 있으며 다른 제빵회사도 약1백만 개씩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제분공업협회에 의하면 현재 생산되고 있는 2급 밀가루는 회분함유가 0.56∼0.65%이고 단백질·수분·사분·입도함량 등도 농산물 검사규격 2급을 표준하고 있어 1급보다 회분도가 0.2%, 단백질이 0.5%씩 높고 수분은 0.5%씩 떨어져 종전 2급품과 품질이 같다.
따라서 1급보다 끈기가 없고 잘 부풀지도 않아 식빵을 비롯한 각「메이커」의 잡빵·증기빵 및「비스키트」등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저하되게 마련이라는 것.
제빵업계는 이같은 사실에 대해 『밀가루 원가는 대체로 6.1∼8.6% 내린 셈 이지만 작년12월에 이미 25%나 올랐기 때문에 아직도 업계가 손해를 보고있다』고 밝히고 제품가격을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품질저하에 대해서는 밀가루 자체가 종전보다 나빠 어쩔 수 없지만 달걀·설탕 등 부대품의 첨가를 높여 보완할 계획이며 업계에서도 1급품 공급을 바라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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