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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으로 풀어본 「닉슨」의 무역개정법안|무역경쟁 우위 노린 포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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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닉슨」미 대통령이 11일 의회에 제출한 무역개혁법안은 그가 말한 대로 「케네디」전 대통령의 62년 무역법 이래 가장 중요한 통상법안이 될 것이다.
오는 9월 동경에서 열릴 미·일 통상회의를 앞두고 「닉슨」행정부는 「닉슨·라운드」라고 불릴 무역규제로 중무장하고 세계 도처에서 굳게 닫힌 미국 상품에 대한 보호무역주의의 철문을 「노크」하겠다는 것이다.
1백24「페이지」나 되는 「닉슨」무역개혁법안은 내용도 상당히 복잡하다.
그 중 한국에 관심이 있는 부분을 10개의 질의문답식으로 설명해 본다.

<해외 미 회사 과세강화>
-「닉슨」무역개혁법안 중에서 한국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조항은?
한국 같은 나라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도 모를 조항으로는 후진국 상품에 특혜관세를 적용한다는 것이고, 불리한 것으로는 해외에 진출한 미국 회사에 대한 과세규정을 보다 강화하려는 점이다.
-특혜관세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닉슨」무역법안에는 대통령이 특정한 『우대조치』국가들의 상품 중 일부를 『자격 있는 상품』으로 지정하고 관세를 전면적으로 면제하자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어떤 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특정 상품의 수출액이 2천5백만「달러」를 초과하거나, 그 상품이 미국의 수입전체의 50%를 차지할 때는 관세를 규제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국은 미국에 3천만「달러」의 신발류를 수출하는데 그것은 전체 미국 신발류 수입의 50%를 넘는다.
따라서 한국의 신발류 수출이 실사 2천5백만「달러」이하라고 했어도 특혜대상에서 제외된다.
-미국 회사들의 해외 수입에 대한 새로운 세금으로 가령 미국 회사들의 한국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은?
이번 법안은 새로운 투자만을 대상으로 삼는다.
「닉슨」제안에 의하면 가령 미국 회사가 한국에 투자할 경우 한국 정부로부터 처음 일정 기간 회사소득세를 면제받는 등 투자국 정부의 세금유입이 투자의 원인이 되나 그러한 회사제품의 25%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에는 이윤을 미국으로 들여가지 않을 경우라도 미국 세율대로 과세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규정을 강화하는 이유?
의회의 보호무역주의자와 노동조합의 압력에 대한 협상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산업 보호에 주안>
특히 노동조합은 미국 회사들이 「플랜트」를 외국으로 도피시킴으로써 미국의 실업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한다.
-「닉슨」법안은 국내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규제를 한층 강화한 것 같은데?
사실 그렇다. 지금의 규정대로 하면 특정 외국 상품에 대해 미국이 관세를 인하하고 그 결과 일정 외국 상품 수입이 국내산업에 타격을 줄 『주된 원인』이라고 관세위원회라는 기관에서 판단할 때만 수입 제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새 법안에서는 사전 관세인하조치 같은 것이 없었더라도 수입이 경제질서에 문제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판단만 나면 수입규제를 할 수 있게 된다.
-국제수지균형의 보호는 어떻게 하는가?
미국의 국제 경상거래에 있어서의 불균형이라는 『예외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닉슨」정부가 부가세의 부과, 임시 「코터」또는 다른 수입제한 조치를 취할 권한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권한은 모든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대한 전체적인 부가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고, 전반적인 수지면에서 지속적이고 과대한 흑자국에 대해서만 부과할 수도 있다.

<소 등엔 최혜국 대우도>
-보복 조항은?
법안은 대통령에게 미국의 수출을 해치는 『불공정한』수입경쟁이나 행위에 대처할 수 있는 광범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보복 조치는 부정기간 동안 고율 관세, 「코터」, 기타 다른 수입제한 조치를 부과하는 것을 포함한다.
-소련을 비롯한 공산국가에 최혜국 대우를 주자고 강력히 요구하는 이유?
작년의 통상협정에 따르면 소련은 미국으로부터 최혜국 대우를 받아야 7억2천2백만「달러」의 무기대여 부채를 갚도록 되어 있다. 그밖에 미국은 「루마니아」「헝가리」중공 등과 무역을 증대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압력과 협상>
-도대체 어느 정도나 보호무역 주의적 색채를 띠고 있는가?
법안은 자유무역주의자의 희망과 갈이 보다 개방된 세계무역체계의 정지를 도모하는 무역조치와, 동시에 외국 상품과의 어려운 경쟁에 의해 야기된 국내산업과 노동조합의 의구심을 완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보호무역 주의적 규정이 정치적으로 균형 되게 혼합된 법안이다.
-일반적인 반응은, 그리고 의회통과 전망은?
대통령에게 그런 권한이 필요하다는데는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통과전망은 좋다고 하겠다. 다만 시기적으로 지금 대통령의 비대한 권한을 싸고 의회와 대통령이 격돌 중이고, 소련에 최혜국 대우를 주는데는 「유대」인에게 소련 정부가 부과하는 과도한 이민세를 폐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자는 의회 「로비」가 있다.
그러나 의회는 5월7일 청문회 시작, 6월 법안 작성, 8월 통과의 잠정적 「스케줄」을 짜놓고 있어, 9월 동경에서 열릴 무역회의 안에는 의회를 통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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