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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의 핵전략 발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모택동은 한때 미국의 유명한「저널리스트」인 고「애너·루이스·스트롱」여사에게 원폭은 「종이 호랑이」라고 말한바 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지금까지 어떤 경우에도 자기들이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되풀이 다짐하면서 중공의 핵 전략에 관한 세계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고 무척 노력해 왔었다.
그러나 중공은 엄연히 핵무기를 제조하고 있으며 그 운반수단으로서의 「미사일」개발계획도 상당히 발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2월 「레어드」미 국방장관은 확보한 정보에 입각한 대의회증언 가운데 중공은 1975년까지 사정거리 3천「마일」이상의 80내지 1백기로 편성된 ICBM보전부대를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당시 「레어드」장관은 중공이 두 번의 인공위성 발사와 1965년이래 10여 차례의 핵실험으로써 「미사일」과 핵탄두개발에 있어 고도의 정교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레어드」장관의 이 같은 증언은 「미사일」분야에 있어 중공의 능력을 공식으로 평가한 대외 발표였으나 최근 서방군사전문가들은 중공이 이미 ABM조기경보체제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올해 후반에는 첫 ICBM을 발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예언했다. 이것은 다시 말해 중공이 비밀리에 그들의 국가전략수행에 있어서의 우선순위를 핵무기의 개발에 두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다.
만일 이 같은 정보가 사실이라면 그것이 「아시아」정세와 국제정치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한 것이라 하겠으며, 중공과 지리적으로 바로 인접해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그 귀추를 날카롭게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중공이 왜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것인가 하는 근본태도는 비교적 명확하다. 즉 그들은 핵무기를 가짐으로써 국제정치상의 위신을 높일 것과 미·소에 대한 억지력을 획득, 외교·정치 전략상의 유리한 위치를 굳히자는데 있을 것이다. 그들로서는 특히「중·소 전쟁 필지론」이 마다한 오늘날, 독자적인 핵무기를 개발함으로써 당면해서 소련에 대한 견제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도 특히 무시하지 못할 것은 중공이 자력으로 핵무기를 개발함으로써 그들의 이른바 「인민전쟁」의 전력적 가치를 증대시키게 됐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이 사실은 중공의 근린제국, 특히 동남아 제국에 대해 잠재적으로 큰 압력을 가중할 것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중공 관계나 일·중공 관계는 해빙의 위조가 역력하지만, 중공은 앞으로 언젠가는 그들의「인민전쟁전략」을 과시 표면에 내세울 것이라 생각하면, 그들 손에 쥐어진 핵무기는 간접침략의 도구로서 만만치 않은 위력을 갖게될 것이다.
한편, 중공의 인접제국들이 중공과 적대되는 나라와의 우호를 모색할 경우를 상정할 때에도 같은 위협의 효과와 불안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또 한가지 중공의 핵무기개발은 「아시아」의 또 다른 강대국인 일본이나 인도로 하여금 경계심을 일으키게 하여 이들 나라의 핵무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이 같은 각도에서 본다면 지금까지 「전수 방위」와「비핵 3원칙」을 견지해오던 일본이 지난15일 돌연 핵무기보유를 합헌시하는 공식견해를 표명한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렇게 된다면「아시아」는 4강 시대와 더불어 핵무기경쟁지대가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을 비롯한 비핵보유국의 안보문제는 새로운 각도에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하겠으며, 우리의 처지에서는 다름 아닌 한·미 방위증대를 계속 강화하는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은 「닉슨·독트린」에 따라 대아전략을 크게 바꾸고 있지만, 다행히도 우방국가들에 핵공격이 있을 경우의 방위공약만은 아무런 변동이 없을 것임을 개명하고 있다. 한국은 이 점을 충분히 계산에 넣고 장차의 안보대책을 지금부터 치밀하게 세워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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