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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박받는 「아이티」21세대통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대통령이라면 틀림없이 일국가의 원수로서 국내외로부터 의례적으로 최고의 대우를 받기마련이다. 그러나 단하나의 예외. 구박받는 대통령이 어엿한 공화국에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71년 19세의 소년으로 「아이티」공화국의 종신대통령으로 취임한 「장·콜로드·뒤발리에」. 어머니, 누이, 매형등 집안 안에서의 권력마툼 틈바구니에 부대끼다 년초부터 어머니에 의해 『외출금지령』을 받고 연금상태에 있다는 소식이다.
「카리브」해상의 큼직한 섬을 「도미니카」공화국과 반분하여 차지하고 있는 「아이티」는 인구 5백만의 흑인공화국. 「프랑스」의 식민시대에 「아프리카」에서 농장노동을 위해 팔려온 노예들의 후예로 이루어져있다. 「장·몰로드·뒤발리에」대통령(21세)이 어머니의 꾸지람으로 『연금대통령』이 된 것은 그의 부친이있던「프랑솨·뒤발리에」가 사망하며 응석받이 아들에게 후사(?)를 맡긴데서 비롯됐다.
비밀경찰 조직을 통해 권력을 휘들러왔던 이독재자는 숨을 거두기 얼마전에 40세이상으로 제한됐던 대통령 자격을 고쳐「걸·프렌드」와 자동차 「드라이브」에나 열을 올리던 외아들을 종신대통령으로 밀어 올렸던 것이다.
공식 취임후에도 이 철없는 대통령은 계속 통치보다는 여자와 자동차에만 몰두했다.
실질적으로 권력을 장악한 인물은 어머니인 「시몬·오비드·뒤발리에」(59)와 부친의 심복이었던 「캄브론」내상겸 국방상이었다. 「캄브론」이라는 인물은 은행원출신으로 공포의 비밀경찰을 장악하고 있었다.
이재에 어찌나 밝았던지 마약·「코피」·목재·청과류 수출입을 독점했을뿐더러 국내유 일의 항공회사인 「에어·아이티」를 소유하고 이의 비행기편으로 1천cc에 3∼4「달러」에 사들인 혈액을 6배의 「프리미엄」을 붙여 미국에 『수출』하여 치부했다.
「캄브론」의 권력은 그의 가장 강력한 정적이었던 「장·클로드·뒤빌리에」대통령의 친누이인 「마리·데니스·도미니크」부부를 「파리」「워싱턴」으로 외유길에 나서도록 할만큼 강력한 것이었다.
그러나 역시 권력욕이 강력한「도미니크」는 집요하게「캄브론」에 도전, 72년9월 「아이리」로 되돌아와 권좌에 가까이 하려고 맹활약중이다.
한편 2년동안이나 대통령자리에 앉아 「아이티」의「메시아」(구세주)이니 『인민의 우상』이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아가며 유유자적하던 「베이비·뒤발리에」가 권력에 대해 『철』이 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의 측근에 외교관출신의 「로저·라폰탄트」라는 모사가 붙어 갖가지 조언을 해주게 됐다. 「베이비·뒤발리에」도 허수아비 대통령노릇보다는 어엿한 대통령이 되보고 싶은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72년11윌 실권자인 어머니 「시몬」여사가 신병을 치료하러 「마이애미」로 날아간 기회를 이용, 「베이비·뒤발리에」는 어머니의 심복노릇을 하던 내무·국방상인「캄브론」을 해임하고 「라폰탄드」를 후임으로 들여앉혔다.
아들의 『철없는 행동』에 화가난 어머니「시몬」여사는 기회를 엿보다가 「라폰탄드」가 옛날 「뒤발리에」가문의 비행과 관련된 오직 사건을 들추어내기 시작하자 지난1윌12일 개인적으로 그를 해임하고 자기의 심복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뿐만 아니라 멋대로 행동한 아들인 대통령에게 벌로 금족령을 내려 대통령관저의 문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조처, 「아이티」의 실권자가 되려는 어머니·아들·딸의 3색전은 일단어머니의 판정승으로 기록되고 있다. <슈피겔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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