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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파워엘리트 31명 퇴장 51명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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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정은(29) 집권 2년간 모두 31명의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숙청되거나 일선에서 물러나 한직(閑職)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신 김정은이 직접 발탁한 고위직 51명이 권력 중심에 진입했다. 이 같은 사실은 중앙일보가 18일 입수한 ‘김정은 시대 파워엘리트 변동 분석’이란 제목의 정보 당국 내부 분석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보고서는 “권력이동 속도가 의외로 빠른 편”이라며 “평균연령이 76세에서 62세로 낮아져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정일 시대 탄탄한 권력기반을 달려왔던 70대 당 비서와 군 원로들은 이미 실질적인 권한을 모두 내려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보 당국은 문건에서 북한 핵심 간부들을 ‘뜨는 별(rising star)과 ‘지는 별’(waning star)로 분류했다.

 김정은 시대 들어 중용된 51명의 파워엘리트 리스트에서 눈에 띄는 건 당 부부장(차관급)급 ‘4인방’이다. 김병호(선전선동)·박태성(조직지도)·홍영칠(기계공업)·마원춘(재정경리) 부부장이 4인방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당에서는 이들 기술전문관료들이 김정은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김정은은 이들을 거느리고 현장을 직접 방문함으로써 현장 지도를 권력교체를 위한 일종의 현장면접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공개활동 때 자주 수행하면서 인정받은 이들이 주요 권력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어 이와 관련한 첩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군부의 경우 가장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보고서는 김정은 체제 들어 새롭게 기용된 고위 장성 중 25명을 뽑아 성향을 따져봤다. “대부분 작전분야에 정통하고 실제 야전 지휘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또 “출신·학연보다 개인능력으로 발탁된 경우가 15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엔 장성택 세력 색출과 처형을 주도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함께 총정치국 부국장인 염철성(선전 담당), 김수길(조직 담당) 등이 포함됐다. 우리 서해5도와 마주한 북한군 4군단(해주)을 책임진 이성국 군단장은 39사단장 등을 지낸 야전군으로 44세인 것으로 보고서는 파악했다.

 내각에선 박봉주 총리를 비롯해 7·1 경제관리 개선조치 주역들이 재기용된 점을 주목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향후 경제재건에 실패할 경우 관련 인원들은 실패에 따른 책임을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는 별’로는 당에선 군수공업 담당 비서와 국방위 부위원장에서 밀려난 전병호(87) 내각 정치국장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군에선 이른바 김정일 선군사상 세대 가운데 17명이 추락했다. 13명이 숙청 또는 경질된 경우였고, 4명은 고령으로 퇴진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영종 기자

◆7·1 경제관리개선조치=임금과 물가 현실화, 공장·기업의 독립채산제 도입 등을 골자로 북한이 2002년 시행한 경제관리 방식의 변화. 물자공급 등의 문제로 큰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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