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도움 되고자 하는 작은 생각에 응원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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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아시아소셜벤처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Tee tree’ 팀의 손혜선 대표(왼쪽)와 3등을 차지한 ‘Finger119’ 팀의 이재욱 대표가 수상 후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SEN]

사업 내용은 달랐다. 하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이상은 같았다.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편안하게 살아보자는 것이었다.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안녕하지 못하다’는 대답이 먼저 나오는 지금, 이들이 있기에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것 같다. 동남아시아 현지식물을 활용한 모기 기피제 생산, 절단 사고를 위한 응급키트로 착한 벤처가 되겠다는 Tea tree(티트리)의 손혜선 대표와 Finger(핑거)119의 이재욱 대표를 만났다. 

 -팀 소개를 하면.

 손혜선(이하 손) “Tea tree는 허브 이름이다. 모든 허브는 약성과 독성이 함께 있는데, 라벤더와 티트리만 독성이 없다고 한다. 세상에 약은 못돼도 독은 되지 말자는 의미로 ‘Tea tree’를 선택했다. 하하. 우리 Tea tree는 예비사회적기업이다. 손한선 팀장, 송초롱 팀원 그리고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을 다니는 김지은 학생이 객원 팀원으로 함께했다.”

 이재욱(이하 이) “Finger119는 안산 경안고 학생 3명과 교사 1명이 창업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조성용, 이혜연, 김도형 팀원이 있다. 이혜연 양과 김도형 군은 고등학생이다.”

 -어떤 사업인가.

 손 “동남아 현지에서 쉽게 재배할 수 있는 시트로넬라 허브를 이용해 모기 기피제를 제조하는 기술을 보급한다. 천연이고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어 피부 트러블 걱정이 없다.”

 이 “우리 제품은 절단사고 응급키트이다. 산업용 응급키트에는 많은 도구가 있어서 절단사고가 나면 적절한 응급처치를 할 수 없다. 잘못된 처치로 절단된 손가락을 살리지 못한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손가락 절단은 압박지혈과 냉장 보관(-4℃)만 유지해도 소생 성공률이 80% 이상 상승한다. Finger119는 간단한 냉매 보관이 가능한 보관함을 만들었다. 곧 시제품을 제작할 예정이다.”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는.

 이 “우리의 사회적 미션(mission)은 노동자들이 온전한 손을 갖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위험 업종에 종사하는 국내·외 노동자들은 언제나 손가락 절단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5 to 1’ 전략으로, 5개를 판매해 1개의 저가형 의수(Robo Hands)를 기부할 예정이다.”

 손 “저개발 국가의 시민 보건 개선, 경제 활성화, 복지에 초점을 맞췄다. 말라리아에 감염된 후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목표 시장은.

 손 “현재 말라리아 질병 관리는 말라리아가 발생하는 현지 주민을 위한 것이 아닌 그곳을 여행하는 여행객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Tea tree는 현지 주민이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목표를 둔다.”

 이 “모든 사업장에 Finger119의 제품이 배치되도록 할 것이다. 우리의 고객은 많은데, 정부도 그 중 하나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심지어 강제 출국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이는 사회적 문제이다.”

 -정부 혹은 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 “외국처럼 사회적기업과 일반 벤처기업에 대한 처우가 동등했으면 한다. 외국의 소셜벤처는 ‘기업’이다. 기업이 남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사회적 이윤이 발생하는 경우를 모두 소셜벤처라고 한다. 반면 국내 사회적기업은 NGO 형태를 띠는 곳이 많다. 더 많은 사회적기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회적기업을 진정한 기업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

 손 “Tea tree는 앞으로 사업 자체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2014년 1분기에는 해외시장을 직접 조사하고 올 계획이다.”

 이 “실패율을 줄이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다. 이 응급키트가 국내 전 시장에 배포되려면 정부의 정책화 또는 법제화가 실현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전 세계 절단사고의 피해율을 줄이는 것이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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