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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공단 옥상에도 태양광 지붕 덮는 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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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6일 대구환경시설공단 직원들이 대천동 서부하수처리장 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시 달서구 대천동 서부하수처리장. 대구환경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이곳은 온통 유리판으로 덮여 있다. 관리용 건물을 제외하고 빈터에는 모두 태양전지판이 비스듬히 세워져 있다. 규모는 작지만 북부와 신천하수처리장도 마찬가지다. 서부하수처리장에는 발전시설용량 6㎿, 북부와 신천하수처리장엔 각각 1.2㎿, 0.5㎿급의 태양광발전소가 설치돼 지난 6월부터 가동되고 있다. 민간 기업인 대구태양광발전㈜이 투자해 만들었다. 일반 가정 26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대구시 김부섭 환경녹지국장은 “환경기초시설의 유휴지를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면서 태양광발전 도시라는 이미지도 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난이 첨예화하는 가운데 대구시가 태양광 발전시설 확충에 팔을 걷어붙였다. 시는 2022년까지 상수도정수장·공원·하천변·공장옥상 등에 1000㎿(1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방침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1기의 발전량과 맞먹는 규모로 33만 가구가 필요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시는 우선 내년 대구시내 4곳에 43㎿급 태양광발전소를 짓기로 했다. 문산·매곡 등 6개 상수도 정수장에 8㎿, 대구스타디움·두류공원에 5㎿, 성서공단업체 옥상에 20㎿급 태양광발전소를 짓는다. 낙동강변 하빈생태공원 10만㎡에 10㎿ 규모의 시설도 계획하고 있다. 시는 2016년까지 낙동강변 둔치 생태공원 4곳에 모두 61㎿급의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시가 태양광발전에 매달리는 것은 대구가 ‘솔라시티(Solar city)’라는 점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00년 대구를 솔라시티로 지정했다. 솔라시티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을 실천하는 친환경 도시에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10월 세계 123개국 에너지장관과 에너지기업 CEO 등 7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구에서 열린 세계에너지 총회도 한몫했다. 대구시 김연창 경제부시장은 “대구를 태양광 에너지 도시로 만들고 관련 산업도 키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발전소는 기업이 건립한다. 서부·북부·신천하수처리장에 태양광발전소를 지은 것은 대구태양광발전이다. 이 회사는 한국서부발전과 신성솔라·SK이앤디·서한 등이 212억원을 출자해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한 뒤 17년간 전기를 생산해 한국전력에 판매한다. 그 후 발전소는 대구시에 넘긴다.

 이는 한국전력 같은 발전사업자가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 덕분에 가능하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르면 발전사업자는 올해 전체 발전량의 2.5%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하고 매년 비율을 높여 2022년에는 10%를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대 수입도 올릴 수 있다. 시는 하수처리장 3곳에서 발전사업을 하는 업체로부터 임대료(17년간)로 43억원을 받는다.

 한편 대구는 신재생에너지 보급률(2011년 기준)이 6.03%로 전국 평균 2.74%보다 높다. 서울과 광역시 중 보급률 1위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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