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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신대국 관계 정립" … 중국 외교굴기 가속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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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중국이 새해 외교전략의 5개 방향을 내놓았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16일 중국 공공외교협회 등이 주최한 ‘2013 중국과 세계’라는 포럼에서 “내년 중국은 신대국 관계와 주변국 외교, 개도국 외교, 경제 외교, 개최국 외교 등 다섯 가지 외교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공공외교협회 등이 주최한 ‘2013 중국과 세계’라는 포럼에서다.

 신대국 관계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해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시한 외교개념으로 양국이 서로의 핵심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함의를 갖고 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의 이 같은 제의에 공감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중국은 내년에도 미국과의 동등한 외교관계 정립을 위해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미국에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분쟁 개입 중단과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금지 등을 적극 요구할 것으로 분석된다.

 주변국 외교는 인접국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중국의 외교정책이다. 특히 장성택 처형 이후 불안한 북한 정세와 일본과 동남아 각국과의 영토분쟁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불안요인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경제 외교는 최근 들어 중국이 강조하고 있는 외교개념이다. 지난해 10월 외교부 내에 국제경제국을 신설한 이후 세계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이익 확보에 공세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국과의 FTA 협상에 대해서도 중국의 공세가 예상된다.

 개최국 외교는 내년에 중국이 주최할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등 굵직한 외교현장에서 홈 그라운드 이점을 충분히 살려 주도적 외교를 하겠다는 뜻이다. 왕 부장은 “이 같은 다섯 가지 방향은 평화적 외교 발전을 의미하지만 국가 핵심 이익을 희생시키지는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익을 위해선 상대국과의 분규나 충돌을 피하지 않겠다는 시사다.

 왕 부장은 이와 함께 올해 중국 외교가 여섯 가지 주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우선 그는 러시아와의 관계가 역대 최고 수준에 올랐다고 봤다. 지난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으로 시작된 양국관계는 지난달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했다. 중국 외교전문가들은 양국관계가 ‘준 동맹’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왕 부장은 미국과의 신대국 관계 수립도 주요 성과라고 봤다. 예외 없는 주변국 외교도 성과다. 실제로 중국은 올해 주변 21개 국가 정상 및 주요 인사와 회담을 거쳐 양국관계를 강화했다. 아프리카와 남미 등지의 8개 개도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24개 협력 프로젝트에 서명한 것도 올 외교 소득으로 평가받았다. 이밖에도 왕 부장은 시리아 사태 해결을 주도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대국외교를 했고, 남중국해 안정과 주권 수호에 적극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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