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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절상조치는 타당|폴·A·새뮤얼슨 <미MIT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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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달러」의 10% 평가절하는 타당한 조처라고 생각한다. 「달러」가 71년까지 12년간 계속해서 과대평가 되었기 때문에 미국은 만성적인 국제수지적자에 시달리고, 또 자본의 해외 수출이 재촉됐던 것이다. 서독은 과거 악성 「인플레」의 악몽 때문에 통화 조작에 대해선 강한 정치적 저항이 있지만 그래도 61년 이후 수 차례 「마르크」 절상을 했다.
그러나 일본은 매우 인색하다. 일본의 각 정무기관은 다같이 『지금 연 10%씩 고도성장을 잘하고있는데 왜 평가조정에 동의해야하느냐?』하는 생각인 것 같다.
가만있으면 무역 불균형은 해소되지 않는다. 71년 8월 「달러」투매 때문에 「닉슨」대통령은 「달러」의 금 태환을 합의 안 할 수 없었다. 그해 12월 「스미드소니언」합의에 의해 「달러」는 주요통화에 대해 8%, 「마르크」와 「엥」화에 대해선 그 2배의 절하를 했다.
이 것은 「달러」의 패배가 아니라 미 수출상품값의 현실화였다. 이와 같은 가격수정은 일본과 EC의 놀랄만한 생산성 향상 때문에 불가피했다. 그럼 왜 「스미드소니언」합의는 효험이 없었는가? 무엇보다 구가절하는 무역 불균형시정에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조처는 아니다. 적어도 2∼3년은 지나야 알 수 있다.
그러나 「스미드소니언」 합의 후 14개 월 밖에 안됐지만 「달러」절하가 결코 즉효성의 묘약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주는데 충분한 시간이었다. 또 재연된 「달러」 투자 「러쉬」는 「스미드소니언」합의에 의한 실험효과를 2, 3년 더 참고 기다려볼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때문에 미국은 일방적으로 행동했다.
「엥」이나 「마르크」를 절상 안 해도 SDR (특별인출권) 및 공식 금값에 대해 「달러」를 절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 「온스」당 38 「달러」였던 것이 42.22 달러로 「달러」값이 떨어졌다. 물론 「달러」의 금 태환은 아직 정지된 채로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엥」화가 변동 환율제로 이행되어 사실상 절상됐다는 사실이다.
이제 일본 상품의 미국시장에 있어서의 경쟁력은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번 「달러」절하의 효과를 당장 기대한다는 것은 잘못이다.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그것보다 이번 조처를 계기로 오래 끌어온 IMF체제의 장기적 개혁에 보다 접근되기를 나는 희망한다. 가장 필요한 것은 환율의 탄력성을 높여 과대 혹은 과소평가를 만성화시키지 않는 일이다. 세계적으로 보아 사태는 지난달보다 호전되고있다고 생각한다. 이에는 일본도 포함된다. 일본은 그 경제를 좀 더 수출 지향적이 안 되게끔 조정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외국의 무역 장벽이나 수입할당제의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미국의 공세가 오히려 반대의 사태를 안 몰고 오기를 기원하자. 보호주의가 다시 재연될 소지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이에 다시 불을 붙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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