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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현욱의 과학 산책

중국, 달의 자원을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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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
코메디닷컴 편집주간

중국은 지난 14일 달 표면에 ‘창어 3호’를 내려보내 로봇 탐사차량을 발진시키는 데 성공했다. 달에 우주선이 착륙한 것은 1976년 소련의 ‘루나 24호’ 이래 37년 만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프로그램이 주춤하는 동안 중국은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달 프로젝트에 투입해왔다. 2017년 암석 표본을 지구로 가져오고 2020년엔 사람을 보낸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 뒤에 달 기지를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왜 달에 집착할까. 지난달 29일 영국 BBC 방송이 이를 분석했다. 그 동기는 국력을 과시하고 우주·군사 기술을 개발하며 달의 생성·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것이다. 보다 실용적인 목적도 있다. “달은 광물 자원과 에너지의 매력적인 원천이 될 수 있다.” 중국 ‘달 및 심우주 탐사부’의 오우양 지유안 교수가 설명한 달 프로젝트의 ‘존재 이유(rationale)’다. “공기가 없기 때문에 태양전지가 더욱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달을 둘러싸는 태양전지의 띠를 만들면 지구 전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핵융합 발전의 연료가 될 수 있는 헬륨3도 풍부하다. 인류의 에너지 수요를 1만 년 이상 충족시킬 양이 존재한다. 지구에 정말 부족한 희토류 금속과 티타늄·우라늄 등 천연자원도 풍부하다. 이들 자원은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중국이 실제로 달 기지를 세우고 광물 채취에 나설 가능성이 있을까? 영국 ‘RAL Space’ 연구소의 리처드 홀드어웨이 교수는 “기술이나 자금 측면에서 완전히 가능하다”면서 “중국이 향후 10년 내로 이를 실행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장애는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달은 우주 기지를 세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물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2010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달의 북극에 6억t 이상으로 추정되는 얼음이 몇 미터 두께로 깔려 있다고 발표했다. 물을 구성하는 수소와 산소는 장거리 우주선의 연료로 쓰일 수 있다.

NASA는 2024년까지 달의 극지방에 기지를 세운 뒤 이를 전진기지 삼아 2030년 화성에 유인우주선을 보내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유럽우주국은 2025년, 일본과 인도는 2030년 달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는 2025년 달에 사람을 보내고 그 몇 년 내에 기지를 건설할 방침이다. 한국은? 당초 예정을 5년 앞당겨 2020년 달 착륙선을 보낸다는 구상을 올 초 밝힌 바 있다.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코메디닷컴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