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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 다져 정치관계 개선|주「자카르타」김좌겸 총영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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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립을 표방해 온「인도네시아」는 65년 9월30일을 기해「수카르노」가 실각할 때까지 한국이 발도 붙이지 못했던 곳. 그 시절의 유산으로 아직도 북한과는 대사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와는 영사 관계만을 맺고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새 이러한 형식적인 관계는 한국과「인도네시아」의 실질적인 유대증진으로 역전되고 있다.
『한국과「인도네시아」의 관계는 한마디로 우호적입니다. 특히 경제면에서 급속한 반전을 하고 있지요』-.
김좌겸 주「자카르타」총영사는 우리의 수출, 경제협력, 용역진출이란 경제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어 한-인니 관계를 설명했다.
북한은 64년부터 대사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아직 무역·경제협력 면에서는「제로」에 가깝다는 것. 김 총영사는 손에 잡히는 경제협력 관계 증진을 통해 정치 분야까지 유대관계를 튼튼히 다져 가는 게 우리의 접근방식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총영사는 한-인니 관계를 영사관계에서 대사관계로 승격시키는 문제 등 양국의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는『양국 관계가 우호적이며 밝다』는 이상의 얘기를 애써 피했다. 임지가 남북한이 대치하는 특수 사정 때문인 듯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표면적 관심사는 경제에 쏠려 있었다.
『수출·자본진출·용역진출 전망이 모두 밝습니다. 특히 69년 말에 부임하면서 목표로 삼은 다액 수출 10위 권에 들겠다던 소망이 작년에 9위로 올라서 일단 이루어 졌지요.』
69년에 2백만「달러」이던 수출고가 70년 4백만「달러」, 71년 1천만「달러」, 72년 1천9백15만「달러」로 매년 두 곱씩 늘었다. 금년 책정된 목표는 2천7백만「달러」지만 공관으로서는 작년의 배를 목표로 뛰고 있으며 3,4년 안에 1억「달러」고지를 점령하겠다고.
대 인니 수출의 대종 품은 주재국의 5개년 계획에 따른「시멘트」·철강재 등 건설자재와 비료·섬유류인데 앞으로 점차 수출 품목을 제품에서 원자재로 바꿔야 할 것 같다.
『그 나라는 무진장한 천연자원을 가진 곳인 만큼 우리의 공업화를 위한 원자재 공급지로도 중요합니다. 특히 우리가 장비·기술·자본을 투입해 곳곳의 원자재를 개발하는 방식은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됩니다.』
산림개발과 수산개발 합작이 그 좋은 예. 현재 인니에는 3개 산림개발 회사가 진출해 있다.
65만 정보의 밀림에 길을 뚫고 중위 비를 투입해 합판 원목을 벌채한다. 앞으로도 2개회사는 더 진출할 수 있다는 게 김 총영사의 전망.
작년부터 본격화된 주재국 건설 공사도 우리가 진출할 목표의 하나. 이미 작년에는 도로공사 발주 분의 30%에 해당하는 1천6백만「달러」를 우리 건설회사가 낙찰했다.
이같은 경제적 유대증진에 따라 주재국 정부나 언론계의 한국의 발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작년 하반기만 해도 한국에 관한 신문사설이 80번 나왔습니다. 그중 10월 유신을 성원하는 것만 21회였습니다.』 <성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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