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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예방과 관리를 위한「가이드」|원인과 사례|「고층」화인의 90%가 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전기는 우리생활 주변에 한시도 없어서는 안된 문명의 이기. 그러나 자짓 잘못 다룰 때 인명과 재산을 빼앗는 무서운 사고의 원인이 된다. 시민회관 참사와 서울대학교 부속병원 화재사건 등 잇단 끔찍한 화재사고들이 모두 전기의 원리나 관리를 잘못 알았거나 잘못 다뤘기 때문에 빚어졌다. 전기화재사고를 미리 막아보기 위해 「시리즈」로 전기화재의 정체와 원인을 추적해 본다.
지난 한해 동안 서울시내에서 일어난 화재사고 6백44건 가운데「전기화재」가 3백43건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고, 고층건물화재의 90%가 전기사용 잘못으로 일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화재의 원인은 대부분 누전, 전열기구과열, 불량정기기구, 과부하(과부하)현상, 배선불량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서울중부소방서 관내에서 일어난 1백33건의 정기화재가운데 누전(45건)과 전열 기구 파열(42건)이 가장 많았고 전기장치불량(22건) 과 배선불량(10건)이 다음 순으로 드러났다.
화재감식 전문가 지영대씨(「유니버설·리서치」사 대표)에 따르면 우리가정에 들어오는 2가닥의 전선가운데 어느 1가닥이 전기를 잘 통과시키는 물질에 닿아 전기가 땅속으로 흘러가는 현상이 바로 누전. 이때 저항을 받은 전류가 열을 내어 주위의 가연성 불길에 불을 일으킨다는 것.
지난7l년11월 서울중구다동 호수 「그릴」화재는 누전으로 일어난 화재의 대표적인 「케이스」. 「그림」2층 천장 속으로 설치된0.5mm낡은 전선이 주방위촉으로 지나던 상수도용 쇠「파이프」에 닿아 누전현상을 일으키면서 천장의「베니어」판에 인화됐었다.
지씨는 가정집으로 들어가는 전깃줄이 합석지붕이나 물받이 등에 닿을 경우 누전사고를 일으키게 된다고 경고했다.
전열기구과열로 일어나는 화재는 사용부주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있다.
치안 국 화재감식반의 조사를 보면 가정용 1kw짜리 전기「곤로」의 경우, 30분 동안 계속사용하면「곤로」밑 부분의 온도가 섭씨1백도,40분 동안 계속 쓰면 섭씨2백도, 50분 동안 사용하면 섭씨2백60도까지 올라가 목재에 물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기「곤로」를 마루에 켜놓은 채 외출하거나 잠들어버리면 1시간 이내에 불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
서울대학교부속병원 외래 진료소의 화재사건은 바로「곤로」에 물을 끓인 뒤「스위치」를 끄지 않고 퇴근해 버렸기 때문에 일어난 대표적인 실례이다.
지난해4월 서울시대백화점에서 일어난 불도 6층에서 야간작업 중이던 인부들이 라면을 끓여먹고 「곤로」를 그대로 방치한데서 일어난 화재사건.
지난해6월 부산 동채 시장의 1백84개 점포를 태운 화재도 원인은 양장점 종업원이 전기 다리미를 「콘센트」에 꽂아둔 채 외출한 사이 과열로 일어났다. 전기파열이 원인이 되는 화재로는 가정용 백열전구도 만만치 않은 몫을 차지한다.【그림 참조】가정용 1백W짜리 백열전구는 20분 동안 켜두면 가정 아랫부분(그림A)이 섭씨 1백25도에 이르며 B부분은 섭씨 1백정도,C부분89도,D부분은 72도까지 올라간다. 60W 백열전구도 A부분의 표면온도가 1백도나 돼, 가령 시험공부를 하던 학생이 1백W짜리 백열전구에 종이 갓을 씌워 둔 채 잠들어 버리면 불이 일어날수 있는 것이다. 지난68년1월15일 조흥은행 수원지점의 화재는 1백W 백열전구를「베니어」판자 벽에 가까이 둔 채 사용했던 것이 원인이 됐다. 또 백열전구는 깨질 때 일어나는 「스파크」현상으로 「개스」가 가득 찬 지하「케이블」공사장이나 먼지가 많이 날고 있는 솜 공장·제재소·제분공장 등에는 화재를 일으킬 우려가 많다.
이 때문에 공장 등에서는 반드시 전구에 철망을 씌운「트레볼·슈팅·램프」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전선의 경우 가끔 허용 전류 치를 초과해서 많은 전류를 한꺼번에 사용함으로써 과부하현상을 일으켜 전기화재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가정용 2mm「비닐」전선의 경우 허용전류 치가35「암페어」로 3천5백W의 전략밖에 쓸 수 없다. 이 경우 전선표면 온도는 60도 이하다. 지난해 12월 52명의 생명을 앗아간 시민회관 화재는 전선의 과부하로 빚어진 화재의 본보기였다.
경찰조사결과 사용자측이 무대 위에 고속도로형「아치」를 만들면서 30W밖에 흘릴 수 없는 0.5mm전선에 5W짜리 소형전구 2백40개를 매달았던 것이 드러났다. 이것은 마치 1홉들이 물「컵」에 4되나 되는 물을 부어버린 것만큼이나 엄청난 과부하현상으로 지적됐다. 전선을 토막토막 이었거나 「콘센트」와 「플럭」의 접속이 좋지 못할 때도 열이 발생한다.
지난63년 조흥은핸 본점건물 화재사건은 천장 속을 통과하는 배선 중 60여cm를30cm간격으로 이어 천장 대를 보에 걸쳐둔 것이 저항을 받아 밀폐된 천장 속의 온도가 상승, 불이 난 것이다.
형광등도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형광등에서 『윙』하는 소리가 나면「조크」의 절연(절연)이 불량해 열이 나고있다는 적신호.
가정에서 형광등을 천장과 간격을 두고 매달아두면 큰 위험성은 없으나 상점 등의 진열대에 형광등을 켜놓고「조크」를 진열대 밑 판자나 나무기둥에 부착시켰을 경우 화재위험이 따른다.
지난 해12월 세칭 남대문 「도깨비」시장의 화재와 70년8월 남대문 로3가 일대 금은방11개 점포를 태운 화재가 바로 형광등「조크」를 진열대 옆 「베니어」합판에 붙여둬 여기서 생긴 열이 차츰차츰「베니어」판자를 탄화시켜 일어난 것. 70년9월3·1「빌딩」26층의 화재도 형광등과「조크」를 한꺼번에 천장 속에 끌어넣어 간접조명을 하다 일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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