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통한 비구 자체 정화 이룩|대한불교조계종의 새 총무원장 손경산 스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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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한불교조계종의 행정수반인 총무원장에 손경산 스님(56)이 추대됐다.
제32회 비상중앙종회는 25일 당면한 한국불교계의 난제들을 해소하고 종단의 총화·결속을 위해 정화의 기수로 꼽히는 경산스님을 새로운 총무원장에 뽑은 것이다.
과거 청담 시대에 총무원장 직을 맡았었고 지난해엔 천축사 무문관의 4년 수도를 끝낸바있는 그에 대한 종단 안의 신뢰와 존경이 그를 다시 비상한 시기의 중책을 맡도록 한 것이다.
『행정가도, 사무가도 아니고 수도하기 위해 집을 떠난 수행자이지만 종단이 비상한 처지에 있을 때 이를 수습하고 돌아가야 할 책임은 있는 것입니다.』
원장 직을 맡은 소감을 이렇게 말한 그는 그러나 『종단의 문제가 복잡하고 비상한 것이지만 종단발전의 계기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불교는 역사적으로 민족과 함께 호흡해서 커왔기에 민족이 발전하는 오늘에 불교의 발전이 없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산스님은『우리의 힘으로 종단을 운영해 나가는 것이 정부가 볼 때 감당 못하는 체제처럼 보이면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보지만, 일면 정부가 불교의 실정을 모르고 어느 한계를 넘어 돌봐준다고 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해서 그는 62년 제정된 불교재산관리법이 당분간 필요한 것일 뿐, 종단의 행정력이 한 두 명의 스님이 있는 말 사에 이르기까지 속속들이 파고드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산스님은 특히『통합종단이후 지난 17년간은 비구가 대처를 몰아내는 정화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전체 스님들의 수행을 통한 비구의 승 속 정화를 이룩할 방침』이라고 결의를 보였다. 비구의 자체 정화를 통해 신도정화, 사회정화를 이룩하며 부랑 잡승의 제거 등 승려의 기강수립에 힘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공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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