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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스 산 속 비기 추락 사고 생존자들|사자의 시체로 70일 연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지난 12월27일 「칠레 「산티아고 주재 「우루과이」 대사관은 「칠레」 정부에 대해「당황」과 「항의」가 엇갈린 성명서 하나를 발표했다. 「산티아고」에서 발행되는「라·세군다」지가 지난 10월 「안데스」 산맥에서의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살아남은「우루과이」 인 생존자 16명이 동료들의 시체를 먹으며 7O일 동안이나 연명해 왔다고 폭로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이 신문은『주여! 그들을 용서하소서. 그들은「정당한 사육제」를 드렸을 뿐이 옵니다』 란 제목 하에 비행기 천장에 매달린 사람의 다리와 살점을 도려낸 시체들의 사진을 실감나게(?) 보도해 버렸다.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우루과이 대사관측에서도 체면상『강경 항의』 를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는 입장이었고 「칠레」 정부 역시 전 「칠레」 「매스·미디어」에 대해 『무책임한 추측을 삼가토록』 요청함으로써 「프로터콜」상의 수인사를 치렀다.
비행기 총 탑승자가 45명, 생존자가 16명에 발견된 시체가 6구뿐이었으니 25명의 동료시체가 70일 동안의『유일한 단백질 공급원』이 됐다는 계산이다.
의과대학에서 해부학을 공부한 학생이 「메스」 - 대신 면도칼로 제사를 지냈던 모양이다.그는『그것은 마치 심장이식과 같았습니다. 산사람을 위해 죽은 사람의 심장을 이식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라고 다분히 의과 대학생다운 주장으로 자신들의 행동을 변호했다.
생존자들의 한사람인 19세의 「안토니오 비진팅」군은『어쩔 수 없었지요. 그러나 그들은 이미 생명도 동작도 없는 단지 하나의「물질」 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하느님의 섭리인지도 모르지요』라고 법과 대학생답게 담담히 말하고 있다.
계속해서 그는 사람들이 이 행위를 「인문 사육제」 라고 평하는데 분노를 느끼며 자기들의 행위야말로 「그리스도」의 몸 대신 인간의 몸을 사용한「성만찬」으로 보아줄 것을 요청하고있다.
그들은 『기도를 드리며』그리고 『아주 조금씩만』 먹었다고 그들의 행위에 초보 해석을 달았다.
여하튼 『그럴 수밖에 없지 않느냐』가 이들의 주장이지만 세론은 그래도 『그럴수가 있느냐』로 기우는 듯 했다.
이통에 난처한 입장이 된 것은 교회당국. 사람을 죽이는 것은 죄가 되고 사람을 먹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느냐는 「율법」 해석논쟁이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무언가 발언을 해야 한「바티칸」 당국은 「지노· 콘체티」 신부로 하여금 「가톨릭」 기관지 「롬세르바토레·로마노」에 『필요불가결한 경우에 인간이 인간을 먹는다는 행위가 결코 인간「카니벌」로 낙인찍혀서는 않된다』 그 윤리신학의 측면에서 반공식적인 결론을 내리게 했다. 이어「콘체티」 신부는『그 행위 자체는 명백히 인간 「카니발」 이다.
그러나 살아야 한다는 지고의 명제는 이 행위에 내재돼있는 어떤 부정적인 요소들보다도 선행 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윤리신학이란 자체가 인간의 지혜와 감정의 소산이고 보면 「콘체티」 신부의 설득력도 역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또 하나의 불운은 이들의 「올드· 크리스천」 이란 「우루과이」 「럭비」 팀 소속이었다는 사실이다. 하필이면 그 이름이 「크리스천」이 일게 무어냐는 것이다.<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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