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꽃은 마라톤이다. 남자 마라톤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폐회식이 열린다. 패럴림픽의 꽃은? 휠체어농구다. 휠체어농구가 마지막으로 금메달이 결정되는 종목이다. 그 휠체어농구의 세계 정상을 가리는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이 내년 7월 3일 인천에서 개막한다. 중앙일보는 이 대회를 후원한다.
1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세계선수권 조직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행사가 끝난 뒤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박수와 격려가 쏟아졌다. 휠체어농구 대표팀을 이끄는 한사현(45)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겁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 감독은 한국 휠체어농구의 산증인이다. 6세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 한 감독은 1985년 휠체어농구를 시작했다. 한 감독은 “휠체어농구는 덩크슛만 없을 뿐 경기장이나 골대 높이 등 모든 룰이 비장애인 농구와 같은 게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한 감독은 88년 국가대표팀에 뽑힌 뒤 15년간 대표팀 가드로 활약했다. 2008년에는 국가대표 지도자가 됐다. 지난 11월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수권에서는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대표팀의 전력은 냉정하게 말해 세계 수준과 격차가 있다. 1944년 영국의 루트비히 구트만 박사가 고안한 휠체어농구가 한국에 도입된 것은 84년이다. 저변도 얇다. 29개 팀(비장애인팀 10개 포함) 중 실업팀은 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서울시청뿐이다. 2010년 세계선수권에서는 1승을 거두는 데 그치며 12개국 중 11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16개국이 출전하는 내년 대회 목표는 사상 첫 8강 진출이다.
한 감독은 “팀워크가 중요해 훈련을 잘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좋은 성적을 내서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인 김장실(58) 조직위원장은 “휠체어농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장애인농구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