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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남북 배구 대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배구의 남남북녀는 금년에도 깨어지지 않았다.
63년 동경 「올림픽」을 앞둔 「뉴넬리」「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남자가 극적인 승리를 거둔 반면 여자는 지고만 우리 나라 배구는 9년만의 북한과의 대결에서도 남자가 승리, 여자가 패배로 끝나 「배구의 남남북녀」를 실감케 했다.
그러나 「뉴델리」에서 3-2로 신승을 거둔 우리 남자가 지난 7월 불란서 「셍디에」의「뮌헨·올림픽」「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3-1로 이겨 북한과의 수준 차를 넓혔고 비록 여자가 「올림픽」3, 4위 전에서 북한에 3-0으로 완패했다고는 하나 세계 4강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큰 소득이라 할 수 있다.
「뮌헨·올림픽」을 통한 배구의 남북 대결은 「뉴델리」대회 전 이래 구기 종목으로는 최초의 제2차전이라는 점에서 국내외에 비상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남북 모두 두「게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지난 4년간 수 차례에 걸친 전지 훈련을 실시하면서 각종 대회에 출전하는 등 숙명적인 대결을 앞두고 치열한 작전을 펴왔다
그러나 「셍디에」와 「뮌헨」에서 뚜껑을 열어본 결과 역시 남남북녀. 「뉴델리」에서 일단 고지를 점령한 남자는 자유중국에 승리를 거둔 후 북한에 15-11, 13-15, 15-16, 15-10의 「세트·스코어」 3-1로 이겨 「올림픽」 본선에 올라 7위를 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여자는 「올림픽」 예선 A조에서 소련에 이어 2승1패, 준결승 「토너먼트」에서 일본에 패한 후 북한에도 15-7, 15-9, 15-9의 「스트레이트」로 패배했으나 세계 4강의 대열에 뛰어오를 수가 있었다.
1승1패로 끝난 승패를 떠나 「팀·칼라」를 살펴 보아도 남북간에는 차이가 많았다고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북한 선수의 평균 연령이 우리보다 6세 정도 많은, 말을 바꾸면 국제 경기 경험이 풍부한 선수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이며 기술면으로 볼 때 속공을 중시하는 한국에 비해 북한은 「오픈·스파이크」에 역점을 두고 있는 소련식 배구인 것이다.
여자의 경우 우리 선수의 평균 연령은 20세에 불과하나 북한은 26세로 우리로선 김영자 선수만이 「멕시코·올림픽」 출전 선수지만 북한은 김증복·강옥순·김수대 등이 「뉴델리」 대회 때부터 대 급 선수로 활약해 온 노장.
또한 우리 남자 선수의 평균 연령은 22세임에 반해 북한은 28세로 「세터」인 전원준은 「뉴델리」 대학에도 참가한 바 있는 31세의 노장이다.
기술면을 살펴보면 북은 남녀 모두 순수한 소련식 배구, 대형이자 장신 선수를 좌우에 넣고 「세터」가 올려주는 「토스」를 힘껏 내리치는 힘의 배구로 시종 했다. 그러나 우리는 남녀 모두 수비와 「컴비네이션」의 일본식이나 힘의 소련식이 아닌 속공과 기교의 배구로 일관했다.
「팀·칼라」로 볼 때 신진과 노장, 속공과 힘의 대결로 「시소」가 예상되었으나 남자는 제1 「세트」 11-11에서부터 우리 「페이스」로, 여자는 제1「세트」 7-7에서 북한의 「페이스」로 끝나고 말았다.
제2 「라운드」의 대결도 승부 없는 남남북녀. 내년 「월드컵」의 제3차전을 앞두고 우리 배구계는 총력을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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