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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스모그 24시간 추적 위성 5년 뒤 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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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나라가 보유한 위성을 활용해 차이나 스모그의 이동을 감시할 수는 없을까. 한국은 대기 중 오염물질의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탑재한 위성을 갖고 있지 않다. 현재 개발 중인 정지궤도복합위성2B에 처음으로 오염물질 분석센서가 실린다. 프리즘처럼 빛을 여러 갈래로 나눈 뒤 원하는 주파수 대역을 집중 분석하는 자외선-가시광선 측정카메라(초분광기)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대기 중 오존(O₃)·이산화황(SO₂)·이산화질소(NO₂)·에어로졸(미세먼지) 등의 농도 관측이 가능하다. 특히 이산화황·이산화질소는 수증기와 결합해 미세먼지로 변하는 물질이다. 미세먼지 예보모델에 이들의 데이터를 넣으면 예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정지궤도복합위성2B는 2018년 12월 발사될 예정이다. 위성이 제자리를 잡고 정상 기능을 수행하는 데 통상 6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2019년 중반 이후에나 활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외국 위성의 데이터를 빌려 쓸 수밖에 없다. 미국의 아쿠아 ·테라 위성은 환경탑재체 를 이용해 대기 중 에어로졸·오존의 양 등을 실시간 제공한다. 하지만 이들은 지표 가까이 날아다니는 저궤도 위성이다. 적도 상공에서 하루 종일 한반도 주변을 관측하는 정지궤도위성과 달리 하루 한 차례씩 번갈아 한반도 상공을 스쳐 지나간다. 이화여대 안명환(환경공학) 교수는 “위성이 지나는 경로가 매일 조금씩 달라져 관측 데이터의 연속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신 잇몸’ 격으로 기존 위성 데이터를 가공해 간접적으로 대기오염을 감시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2010년 발사) 위성은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이용한 기상·해양관측장비를 갖고 있다. 2018년 5월 발사 예정인 정지궤도복합위성2A에도 기상탑재체가 실린다. 한국해양과학원 해양위성센터 박영제 박사는 “대기와 지표에서 (오염물질에 의한) 햇빛 산란도를 측정하면 지상·항공기에서의 관측 값과 비교해 오염 정도를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필요한 분석 알고리즘도 연세대 대기과학과 김준 교수팀에 의해 2011년 이미 개발돼 있다”고 밝혔다. 해양과학원은 앞으로 천리안의 데이터를 국립환경과학원과 공유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최재동 정지궤도복합위성체계팀장은 “천리안 탑재체의 애초 제작 용도가 달라 관측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결국 정지궤도복합위성2B가 올라가야 제대로 된 관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수·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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