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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등 교류용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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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후락 남북조절위 공동위원장은 2일 상오 『다음 남북조절위원회는 내년2월께 열기로 남북쌍방간에 비공식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 『조절위가 「유엔」동시가입문제나 기타 외교문제를 다루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문=1차 조절위원회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답=남북조절위가 어떻게 사업하느냐는 것은 장차의 문제다. 이번 성과는 조절위원회를 실제로 발족시킨 것이다. 쌍방간에 원만한 합의를 보아 정상적인 회의체로 궤도에 올려놓았다. 또 조절위원회를 운영해 나가는데 필요한 간사회의·사무국설치도 합의를 보았다. 의견이 맞든 안 맞든 상호간에 충분히 의견을 교환한 것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곧 간사회의를 열어 회의결과를 실무적으로 작업해 나갈 것으로 본다.
▲문=조절위원회가 앞으로 다룰 첫번째 문제는 어떤 것인가?
▲답=대단히 어려운 얘기다. 남이나 북이나 여러 가지 먼저 하고싶은 내용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가 있는 만큼 서로 합의해서 공동으로 합의되는 쉬운 문제부터 하나하나 성과를 거두어 나갈 것이다.
경제·문화분야는 합의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가장 합의되기 쉬운 분야로 생각한다. 양쪽이 합의되기 쉬운 공통점을 발견하면 곧 착수할 것이다. 남북간의 교류를 확대하고 힘을 합친 사업을 과감히 펼쳐 나감으로써 남북간의 이해를 돕고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를 두텁게 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누적된 불신을 해소하고 이제는 신뢰를 누적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다. 신뢰도가 불신보다 누적되었을 때 이것은 곧 민족의 희망이라고 내다본다.
▲문=남북조절위가 두기로 한 분과위원회의 구성·사기·방법은 어떤 것인가?
▲답=조절위가 일하다가 필요할 때 쌍방합의에 의해 분과위원회를 두도록 합의돼있다. 일하다보면 분과위원회가 될지, 별개 실무위원회가 될지 여러 가지 기구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학술단체를 교환한다든지, 고고학·역사·언어학 등 남북간 학자들이 앉아 얘기를 하고 의논을 해나간다든지, 경제 등 힘을 합치는 일을 하려면 그런 기구들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언제 두느냐는 것은 더 사업을 진척시켜봐야 될 일이다. 그러나 분과위의 설치원칙에는 합의가 돼있다.
▲문=남북조절위의 공동사무국과 간사회의의 구성은 언제 이루어지는가?
▲답=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남북간간사들이 만나서 얘기를 해봐야한다. 그러나 어떤 형태가 되든 원활히 일을 추진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구성이 될 것으로 안다. 구성방법은 정홍진·김덕현 간사가 만나서 추진할 문제다.
▲문=다음번 조절위원회의 개최시기는 언제인가?
▲답=합의서에 2, 3개월에 한번씩 열기로 되어있으니까 2월쯤이 될 것으로 본다. 쌍방간에 비공식으로 그렇게 얘기가 되었다. 그러나 자세한 날짜는 간사회의를 통해 얘기가 될 것이다.
▲문=유신헌법에 의하면 통일주체국민회의가 통일정책에 관한 국민의 수임기관인데 남북조절위원회와 이 통일주체국민회의와의 관계는 어떤가?
▲답=통일주체국민회의와 대통령의 권한에 속하는 문제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조절위원회와는 관련이 없다.
조절위는 대통령의 통일정책에 따른 구상과 지시에 의해 역할하고 있다.
조절위는 조절위원장과 대통령간의 관계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위임받은 것으로 통일주체국민회의와는 차원이 다르다.
10월 유신과 조절위와는 직접상관이 없으나 일련의 10월 유신 움직임은 상당한 정신적 뒷받침을 주고있다.
▲문=동서독은 내년가을 「유엔」에 동시가입하기로 했는데 조절위가 대「유엔」정책을 토의할 용의가 있는가?
▲답=조절위는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간의 대화를 하는 것이지 「유엔」대책에 이용· 활용하기 위한 저의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엔」대책은 외교정책으로서 별개의 문제이다.
조절위는 순수하고 자주적으로 남북문제의 논의를 시도하고있으며 그런 방향으로 운영될 것이기 때문에 「유엔」대책의 일환으로 조절위를 한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며 차원이 낮은 것이다. 「유엔」대책은 안중에 없다.
남북간의 대치를 완화하고 전쟁을 없애고 5천만동포를 전쟁의 공포로부터 해방시키려는 것이 조절위의 주된 임무이다. 「유엔」대책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조절위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문=남북적십자회담의 전망은?
▲답=적십자회담이 쉽게 풀릴 줄 알았다. 그러나 1년이 넘도록 뚜렷한 성과가 없는 것은 나 자신을 놀라게 하는 것 중의 하나다.
평양에서 그쪽의사를 물었을 때나 우리측입장으로 보아 꼭 성공할 것으로 본다.
▲문=상호비방을 안 하기로 한 것의 성과는 어떻다고 보는가?
▲영=비교적 진전되고있다고 생각하나 쌍방이 완전하게 만족한 것이라고는 생각 않는다.
상호사회관과 가치관의 차이로 보는 눈을 달리한다.
한 예를 들어 중앙일보에서 「민족의 증언」4백회를 실어 「6·25」동란을 다룬 것이 있는데 왜 하필 조절위가 열릴 때 이런 기사를 다루느냐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자연적인 일련의 연속물로서 조절위와는 관련 없는 기사로 보는데 그분들은 자기들을 자극하려고 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북한측에 항의하다보면 그쪽은 문제가 안 된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으며 저쪽이 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 문제는 어떤 비방이라고 생각될 때 그때그때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이해를 돕고 가치관을 접근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으로 대화와 교류를 넓혀 가면 가치관은 접근 못할 망정 이해는 가능할 것이다.
비방·중상의 한계·측정요령은 접근될 것으로 본다.
▲문=「유엔」에의 동시가입을 저쪽에서 제의해오면 어떻게 하겠는가?
▲답=조절위는 남북의 광범위한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며 반드시 쌍방의 합의가 있어야 결론을 내기로 되어있다.
공동합의에 있는 대외활동은 「유엔」문제를 의미한 것이 아니고 단일민족의 긍지를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을 하자는 것이다. 힘을 합쳐 체육「팀」을 만든 다든지, 민족의 고유예술 팀」을 만들어 대외적으로 과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지 체제의 진로나 활로에 관한 것은 아니다.
막간을 틈타 소신을 말하겠다.
항간에서는 적십자회담과 조절위의 개선이 기대한 것보다 느리다고 보는 측이 있고 너무 급속도로 된다고 염려하는 사람도 있다. 고러나 조절위는 대통령의 적절한 지시에 따라 너무 느리거나 빠르지도 않게 적절하고 치밀하게 진행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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