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초컬리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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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원주민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수에 흥미를 느낀 「페르난드·골데스」는 그것을 빼앗아 마셔 보았더니 약간 씁쓰레했지만 혀에 닿는 감촉이 좋고 코끝을 스치는 방향이 특이했다. 그는 그것을 「스페인」에 가져갔다. 그 이후 그것은 진기한 음료수로서 「유럽」에 널리 퍼졌다.』
「멕시코」 원주민들의 음료수인 「초컬라틀」이 「유럽」에 처음으로 소개된 것은 「스페인」사람 「페르난드·골데스」의 공로. 「콜롬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뒤의 일이다. 「초컬라틀」은 「카카오」콩을 으깨어 반죽한 음료수로 「멕시코」 원주민들이 즐겨 애용하는 것. 이것을 지금의 「초컬리트」처럼 설탕을 가미, 달콤하게 만든 것은 「스페인」인이지만 여기에 「밀크」를 섞어 「밀크·초컬리트」를 만든 사람은 「스위스」인 「피터」 이다. 1876년의 일이니까 「초컬리트」의 역사는 그다지 오래지 않다.
「초컬리트」의 주원료인 「카카오」 나무는 중남부를 비롯한 열대 지방이 원산지이다.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 20도 이내의 고온 다습 지역에 한정되어 자라는 특성을 지닌다. 현재는 「아프리카」의 황금해안이 주산지로 세계 총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이곳에서 산출된다.
「카카오」 콩은 특유한 방향과 약간의 씁쓰레한 맛을 지니고 있다. 「멕시코」 원주민들이 「카카오」 콩을 『신의 선물』 이라고 한 것은 「초콜라틀」을 마시면 기분이 산뜻해지고 피로가 가시기 때문인 것 같다.
실제로 「초컬리트」는 피로를 회복하고 흐려진 기분을 산뜻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이는 「카카오」 콩 속에 함유된 「테오브로민」이라는 성분 탓이다.
「테오브로민」은 「알칼로이드」 일종으로 「카페인」 같은 작용을 한다. 즉 중추 신경을 자극시키므로 정신이 들고 기분이 새로워지며 말초 혈관을 확장, 혈액 순환을 촉진하므로 피로가 쉽게 풀린다. 또 이뇨 작용이 있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초컬리트」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카카오·버터」(「카카오」콩에 함유된 유지)에 설탕·「밀크」 향료 등을 섞어 반죽한 것이다. 그래서 모든 과자 중에서 으뜸이다.
만드는 법에 따라서 영양학적인 조성이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당분 60%, 지방 30%,단백질 7%가 「초컬리트」의 성분비. 주성분이 「에너지」 공급원으로 중요한 당분과 지방이어서 「칼로리」가 엄청나게 높다. 보통 1백g의 「초컬리트」는 무려 5백50「칼로리」를 낸다. 「초컬리트」가 성장·발육기의 어린이에게 좋은 것은 이 때문이다. 또 「초컬리트」 는 「칼슘」·인·철분 등 무기질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우수 영양 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따라서 등산이나 심한 운동 후 피로가 격심할 때 「초컬리트」는 안성마춤인 식품이다.
한편 살찌는 것이 두려운 비만형, 당뇨병 환자, 여드름으로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초컬리트」가 좋지 않음은 물론이다. 「초컬리트」속의 「카카오·버터」는 융점이 섭씨 35도쯤이므로 쉽게 잘 녹는 단점이 있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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