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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벽화 고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성균관대 대학원은 6일 하오 3시 동성 고등학교에서 한일 벽화 고분에 관한 학술 강연회를 가졌다. 강연자는 일본 「다까마스」 벽화 고분의 발굴자인 망간선교 교수 (일본 관서대)와 신라·백제 벽화 고분의 전문가인 진홍섭 교수 (이화여대 박물관장). 우리 나라에 와서 이미 고송총 벽화 고분에 관해서 강연한바 있는 망간 교수는 이날 『최근 발견된 일본 벽화고분에 대하여』, 또 지난 10월27일∼11월5일 영주·부여·공주·고령의 벽화 고분들을 재검사한바 있는 진홍섭 교수는 『최근 발굴된 신라·백제 벽화 고분에 대하여』 라는 논제로 강연했다. 진 교수는 특히 이번에 국내 고분 조사에선 처음으로 적외선 촬영을 통한 벽화 조사로 주목되었다. 다음은 두 학자의 강연 요지다.

<최근 발굴된 신라·백제 벽화 고분>고려·순흥·공주 고분 적외선 촬영 결과|연화 수법 고구려 영향받아|진홍섭 <이대 박물관장>
영주 순흥의 신라 벽화 고분, 부여·공주의 백제 벽화 고분 고령의 가야 벽화 고분을 적외선 촬영에 의해 재조사한 결과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고령의 가야 고분 벽화를 재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선도의 천장에 한 송이 밖에 없던 것으로 알려진 연꽃 그림이 현실 천장에도 많이 그려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현실 천장의 연꽃들은 모두 크기가 같았다.
또 순흥의 신라 고분에서도 지금까지 석비의 밖 쪽에만 그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으나 안쪽 명문이 있는 부분에도 검은 선의 무늬가 보여 벽화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이들 신라·백제·가야의 벽화 고분에서 나온 연꽃을 비교한 결과 이것들이 모두 고구려고분의 연못 그림과 수법상 다름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모든 고분의 연못 그림은 그 끝이 뾰족했고 ②꽃 가장자리에 채색이 있으며 ③연판 가운데엔 점을 그리고 있는 것 등이 유사한 것이다.
공주 무령왕릉에서 나온 탁잔의 꼭지에도 연꽃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도 예외는 아니었다.
좀더 가까운 것을 비교하면 백제 무령왕릉의 연꽃은 고구려 쌍영총 고분의 연꽃 그림과 비슷했고, 백제 능산리 고분의 연꽃은 고구려 진파리 고분의 연꽃과 아주 닮았다.
이런 여러 면으로 봐서 대체로 고구려 고분 벽화는 신라·백제·가야 고분 벽화에 모두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발견된 일본 벽화 고분>고송총 유물 신라 것과 비슷|신택 고분 것은 무령왕릉 것과 똑같아|망간선교 교수 <일본 관서대 교수>
「다까마쓰」 고분의 유물이 신라 고분의 유물과 비슷하다는 것은 이미 밝힌바 있다.
「다까마쓰」 고분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신택 (신사와) 고분군의 126호 분을 63년에 조사한 결과 이 고분 유물이 백제 무령왕릉 출토품과 양식상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뒤에 알게 되었다.
신택 126호 분에서는 용문 금제 투각의 많은 장식물이 나왔다. 금·은 팔지, 금제 영락 등이 무령왕릉 출토품과 같았다. 특히 영락은 모양과 크기도 같았다.
이 고분은 5세기말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무령왕 시대 이전에 신라·백제의 문화가 일본에 크게 영향을 준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이웃에 있는 묘총에서도 금제 귀걸이 한 쌍이 나왔는데 이것도 신라 고분의 출토품과 아주 비슷했다. 나량 지역에서 나온 금제 관구들은 모두 일견 신라·백제의 유물을 연상시키는 것들인 것이다.
일본의 고분 문화는 대체로 4세기에서 7세기에 걸치는데 5세기 말 6세기초를 경계로 이 고분 문화는 전기와 후기의 양식으로 구분된다. 이 전기가 보통 전방 후원 분의 시대, 후기가 백제·고구려의 영향을 받은 횡혈식 석실 고분 시대라고 불리는 것이다.
6, 7세기에 일본에서 만들어진 횡혈식 고분은 신라·백제·고구려의 영향이 분명한 것이다.
고송총 유물로서도 이미 그것은 입증되었으나 이런 여러 고분 출토품을 통해 보더라도 고대 한·일 문화가 매우 가까운 관계를 갖는다는 것을 쉽사리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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