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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승세 속 「맥거번」고군분투|미 대통령선거… 투표 앞으로 1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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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 미국대통령 선거는 투표일까지 1주일을 남겨놓고 공화당의 「닉슨」후보가 요지부동한 우세를 유지하고 있어 당락은 이미 결정된 상태다.
권위 있는 여론조사기관들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맥거번」은 지난 2주 동안 「닉슨」과의 엄청난 격차를 서서히 메워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앞으로 1주일 동안에 당락을 뒤집을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는 데에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해리스」여론조사결과는 지난 9월 초 양 후보 지지율이 「닉슨」63% 대 「맥거번」29%로 「맥거번」후보가 34% 뒤졌는데 이것이 10월 중순에는 「닉슨」59% 대 「맥거번」34%로 격차가 25%로 줄었음을 나타냈다. 「해리스」와 쌍벽을 이루는 「갤럽」여론조사는 10월 중순 현재의 추세가 「닉슨」59% 대 「맥거번」36%로 양 후보의 격차가 24%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뉴요크·타임스」지 조사도 비슷한 결과를 보인다.
이와 같이 「맥거번」후보가 서서히 「닉슨」을 추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월남휴전 때문에 「닉슨」에게 유리하게 움직여 사태의 역전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해석된다.
지금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것은 「닉슨」후보가 이 나라 대통령선거 사상 최고득표의 기록으로 재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는 최근호에서 8천 5백만의 유권자가 투표 날 이번 선거에서 「닉슨」은 「맥거번」보다 무려 1천 9백만 표나 더 많이 얻어 1964년 「존슨」의 1천 6백만 표, 1956년 「아이젠하워」의 9백 60만 표, 그리고 1936년 「루스벨트」의 1백 10만 표의 표차를 압도할 것이라고까지 예언했다.
이 잡지는 「닉슨」후보가 일반 투표에서 55% 내지 60%를 얻을 것이라고 보는데 이것을 선거인단의 표로 계산하면 5백 표나 돼 당선정족수인 2백 70표를 크게 상회한다는 전망이다.
지금 미국의 50개 주중에서 「맥거번」후보가 안정된 우세를 유지하는 곳은 선거인단 표 3표를 가진 「워싱턴」DC뿐이고 그밖에 유동적이라는 곳이 4개 주이다.
앞으로 1주 동안 월남평화「무드」가 휩쓸면 이들 유동적인 지역도 「닉슨」의 우세풍을 잡아타고 「닉슨」에게 1820년이래 사상 최초로 모든 선거인단 표를 독점시키지 않을까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맥거번」은 유대인과 흑인 유권자들에게서만 「닉슨」을 앞지르는데 그나마 68년 「험프리」후보가 81대 16이라는 압도적 다수로 유대인 지지를 받은 반면 10월초 현재 「맥거번」후보에 대한 이들의 지지는 46대 41로 「닉슨」보다 약간 앞섰다.
당락에 관한 한 이번 선거는 이미 끝났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일부 「맥거번」참모들은 이제 실지회복은 불가능하고 「닉슨」득표율을 최소한으로 줄여 1976년에도 좌파 자유주의후보가 출마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게 최대과제라고 실토한다. 「맥거번」실패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중 전형적인 것을 들자면 첫째 그가 급진적이라는 인상을 씻는데 실패, 둘째 「닉슨」후보가 북경·「모스크바」회담을 적절히 이용했다가 월남협상을 성공시킨 점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미국 총 노조(AFL-CIO)가 「맥거번」을 등진 것은 AFL-CIO의 영향력을 받은 유권자들의 표를 잃었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고 가장 큰 돈 보따리를 잃었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
그밖에 「맥거번」을 가장 크게 실망시킨 것은 민주당 당사 도청사건, 국제전신회사(ITT)의 정치자금사건, 「닉슨」행정부의 일방적인 오직들을 터뜨려도 유권자들의 반응이 미지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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