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 입맛 사로잡은 ‘한국 맞춤형 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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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프랑스 라피트 로칠드사와 이마트가 손잡고 칠레에서 개발한 ‘로스 바스코스 뀌베20(이하 뀌베20)’이 이마트에서 최단 기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중앙일보 10월 31일자 B2면

 이마트는 지난 11월 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뀌베20이 한 달 만에 수입물량 5만 병 중 3만5000병 이상이 팔려나가 최단 시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뀌베20은 세계 5대 샤토(1등급 그랑크뤼) 중 하나인 프랑스 ‘샤토 라피트 로칠드(이하 라피트)’사가 1988년 칠레에 만든 ‘로스 바스코스’와이너리에서 생산했다. 프랑스 특등급 샤토가 칠레에 설립한 최초의 와이너리다. 한국 소비자에 맞춰 블렌딩을 따로 한 ‘맞춤형’ 와인이다. 이번에 수입한 5만 병은 일반적인 와인 수입 물량 5000병 정도의 10배 규모인데, 이 중 3만5000병 이상이 한 달 만에 팔려나간 것이다. 같은 기간 칠레 대표 와인인 1865는 이마트에서 5500병이 팔렸다.

 이마트 측은 와인의 인기에 내년 2월부터 뀌베20을 1만3000병 추가로 주문하기로 했다. 팔리는 대로 계속 추가 주문을 넣어 내년 약 15만 병가량을 주문할 예정이다. 이는 보통 한 해 와인 수입 물량 5000병의 30배에 달하는 규모다.

 반응이 좋자 라피트사는 뀌베20 외에 추가로 한국형 맞춤 와인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이민우(40) 한국 대표는 “폭발적인 반응에 라피트 본사도 놀랐다”며 “이마트팀과 ‘국민와인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내년 3월부터 한국시장 맞춤형 와인을 추가로 계속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피트사가 특정 유통 업체를 위해 한정판이 아닌 별도의 맞춤형 와인을 개발한 것은 독일에 이어 두 번째고,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보통 와인 신제품은 출시 일주일 뒤 매출이 급격히 줄어드는데 뀌베20은 재구매율이 무려 70%에 달했다고 이마트 측은 설명했다.

 이마트 주류담당 바이어 이형순(41) 부장은 “대량 주문과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을 낮춘 점, 라피트사가 프랑스서 들여온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프리미엄 와인이면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이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비슷한 품질의 칠레 와인 국내 판매가가 4만9000원 정도인데 뀌베20은 2만5000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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