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겨울 기성복 경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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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에서 기성복은 아직 외국처럼 일반화하지 않았지만 요 근래 국내「톱·디자이너」들이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함으로써 점점 활발해지는 듯 하다. 기성복의 이점은 바로 시간과 돈을 아끼면서도 1류「디자이너」의「뉴·모드」를 입을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그러나 우리나리의 경우는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여서「값비싼 기성복」과 「싸구려」의 차이가 엄청나다.
시장이나 직매장, 소규모 의복 점, 그리고 노점 등에서 팔리고 있는 싸구려 기성복들은 옷감 값과 별차 없을 만큼의 싼 가격으로 소비자의 입장에선 무척 실용적인 것 같으나 막상 사다가 입어보면 바느질이 엉성하고 안감을 비롯하여 자투리나 흠이 있는 것을 사용한 것이 드러나 오래 입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또 1류「디자이너」의 신용 있는「레테르」가 붙어있는 기성복들은「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옷감선택, 바느질 등이 서투른 맞춤복보다도 훨씬 나은 편이지만 그 값이「기성복」의 선을 넘은 것이 대부분이다.
기성복「원피스」가 시장 등지에서는「저기」종류면 3천5백원∼6천원인데「톱·디자이너」들의 직영「코너」에선 1만4천원 짜 리도 있을 정도.
『웬만한「살롱」에서 맞춰 입는 것보다 비싸다』는 의견들이 많다. 이런 예는 특히 요즘 유행하고있는 무명「저지」로 된「티샤쓰」등을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다. 똑같은 무늬, 똑같은 옷감인데 시장에선 7, 8백원에 살 수 있는「샤쓰」가 1류「디자이너」들의「디자인」과 바느질을 거친 기성복점에선 보통 3천원∼4천5백원의 가격표가 붙어있다. 『기성복은 어디까지나 값싼 데에 매력이 있는데 거의 맞춤가격이니 곤란하다』고 불평하는 측에 대해「디자이너」들은『값만 갖고 옷을 평할 수는 없다.
옷감의 처리나 안감·부속품 등 정성을 다하여 입을만한 옷을 만들면 이 정도가 최저선』이라고 말한다. 올 가을에 기성복「코너」를 낸 「디자이너」김 희씨는『기성복은 대부분 맞춤복의 절반가격으로 내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서울의 기성복점들은 가을에 접어들면서 가을 겨울을 위한 새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점점 실용적인 옷감을 선택하고 있어 그 가격은 작년보다 높아지지는 않았다.「원피스」「판탈롱·수트」등에는「폴리에스터·저지」종류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겨울「코트」는 아직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낙타지·「트위드」등이 많을 것이라고「디자이너」들은 내다본다.
기성복들은 모험적인「디자인」보다는 평범하고 오래 입을 수 있는 무난한「스타일」이 환영받고 있어 젊은 층에는「미니」와 「진」종류가 많고 중년에게는 무릎길이의 복고 조가 여전히 인기 있다.
대학생 층을 중심으로 한 젊은 여성들에겐 실용적인 바지와「티샤쓰」가 상당히 널리 입혀지고 있으며 겨울에는 그 위에「하프·코트」가 새로운 유행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한다. 「블라우스」「스커트」차림도 올 겨울 기성복으로 많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흑백의 조화가 압도적으로 많다.
올 겨울에 유행하는 색깔은 흑백에 포도주 빛, 「베이지」, 「브라운」계통, 그리고 다색무늬는 청·록·보라 중심의 꽃무늬와 원시 풍의 색감이 환영받고 있다.
비교적 입을만한 기성복들의 가격을 적어본다.
▲「폴리에스터·저기·원피스」=4천5백원∼1만원▲「판탈롱·수트」=5천원∼9천5백원 ▲「저지」바지=2천5백원∼4천원▲「테토론·블리우스」=2천원∼3천5백원 ▲청바지=1천5백원∼3천원▲「블레이저·코트」=4천원∼7천원▲「바바리·코트」=6천원∼1만원▲「오버·코트」=1만2천원∼2만원정도. <윤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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