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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성장 해치는「전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녹화사업을 벌이고 있는 각 시-도 행정당국이 전시효과에 치우친 나머지「시민 헌 수」 「기증자명단」등 팻말을 가로수나 고목 등 보호수의 몸통에 철사로 동여매고 못질을 해 나무의 성장을 해치고 있다. 식물전문가들은『행정당국의 무지』때문에 아까운 나무들이 성장은커녕 오히려 고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서울을 비롯, 전국의 가로수 가운데 수 피가 얇은 플라타너스「포플러」·수양버들, 어린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등은 몸통에 철판을 감아 죄는 바람에 유기영양소의 통로가 끊겨져 뿌리의 성장이 억제되고 도시공해와 병충해에 대한 저항력을 잃어 서서히 고사하고 있다.
서울대 문리대 홍순우 교수는 철사 등이 나무의 성장에 따라 나무껍질 속으로 파고 들 때 철사양쪽에 혹이 생기게 되며 이때 유기영양소의 통로인 껍질의 체관부가 끊어져 뿌리의 성장이 억제되고 못을 박는 경우에도 못자리의 상처로 곰팡이 등 병원성미생물이 침입하거나 해충이 산란, 번식하게 되어 나무를 말라죽게 한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성장이 거의 정지된 고목의 경우에는 껍질의 두께가 2∼3cm나 되어 피해가 덜하지만 껍질이 얇은 나무나 왕성한 성장기의 나무는 큰 피해를 보게된다는 것이다. 특히 느티나무·「플라타너스」·「포플러」·수양버들·은행나무 등은 껍질이 3∼5mm밖에 안 되어 체관부가 절단될 위험성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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