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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회」계기로 살펴본 그 거래 실태-동·서독간의 교역 어제와 오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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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47년 「민덴」약정체결>
동독과 서독간의 교역은 49년의 동독이나 서독의 정부수립 전부터 행해졌었다. 「포츠담」 협정에서 독일의 소련 점령 지역과 미·영·불 점령 지역은 원칙적으로 경제적 단일 지역으로 하도록 합의되었으나 냉전의 결과 46년 미국이 영국과 점령 지역을 경제적으로 통합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소련 점령 지역과 서방측 점령 지역은 경제적으로 완전 분리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양 지역은 어느 정도 상호의존적이었으므로 47년1월18일 소련 점령지역과 미·영 점령 지역간에 물품 교역에 관한 「민덴」약정이 체결되었다.
이 약정에서 47년도의 교역량을 2억1천만 「라이호스·마르크」로 하기로 하였다. 그 뒤 47년11월27일에는 48년도 상품교역에 관하여 합의하였는데 교역량은 1억5천만 「라이호스·마르크」로 하도록 다시 합의했다. 그러나 48년의 통화 개혁과 「베를린」봉쇄에 따라 교역이 계속될 수가 없었다.

<백림 협정 수차 개정>
49년5월4일 점령 4개국은 「뉴요크」에서 서「베를린」봉쇄의 중지와 동서 교역의 재개에 합의하였다. 49년9월에는 서독 정부가 수립되고 또 동독 정부가 수립되어 49년10월8일에 처음으로 서독과 동독간에 「프랑크푸르트」약정을 체결하였다.
이 약정은 50년6월30일까지 유효하도록 하였으나 51년5월31일까지 연장되었으며 3억「마르크」의 상품 교역에 합의하였다. 51년7월6일에는 백림에서 다시금 동·서독 교역에 관한 협정이 체결되고 9월20일에 효력을 발생하였다.
이 백림 약정에서 동독과 서독은 3억2천6백만 「마르크」의 상품교역에 합의하였다.
동·서독간 무역의 법적 근거는 오늘날까지도 이 백림 협정에 의존하고 있다. 백림 협정은 그동안 수차에 걸쳐 개정되어 그 거래량은 점차로 늘어나고 있다. 52년에 3억「마르크」이던 교역량이 53년에는 5억3천만「마르크」, 54년에는 8억「마르크」, 55년에는 10억「마르크」, 56년에는 12억「마르크」, 58년에는 16억7천「마르크」, 60년에는 20억「마르크」에 달하였다.

<서독, 광산물 등 수입>
그러나 동독이 백림 통행을 제한하고 백림 장벽을 구축한 61년에는 현저히 격감하였다. 61년에는 18억 「마르크」, 62년에는 17억「마르크」로 내려갔다가 63년부터 다시 증가하여 19억「마르크」, 64년에는 22억「마르크」, 65년에는 25억「마르크」, 66년에는 30억「마르크」, 67년에는 27억「마르크」, 68년에는 29억「마르크」, 69년에는 38억「마르크」, 70년에는 40억「마르크」, 71년에는 45억「마르크」에 달하고있다 (표1참조). 상품 량을 보면 서독이 동독에서 수입하는 것은 55년도에는 광산물과 원료가 많아 각각 28.9%를 차지하였고 소비재는 20.9%에 달하였다.
그러나 65년부터는 광 공산품의 비율이 훨씬 줄어들고 있다. 65년에는 17%이던 것이 67년에는 9.7%, 69년에는 6.5%로 하강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원자재의 수입 비율은 30∼20%정도로 줄어들고 있다. 그 대신에 소비재의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서독은 55년도에 20.9%의 동독 소비재를 수입하였는데 64년도부터 늘어나 25.3%가 되었고, 67년에는 28.2%, 69에는 32.5%로 늘어났다.

<서독은 원자재 수출>
이것을 실량으로 보면 69년도의 원자재 수입은 3억3천4백만「마르크」이며, 소비재 수입은 5억9백10만「마르크」에 달하고 있다(표2참조).
이에 대하여 동독으로 수출하는 물품은 철광과 화학물질 등 원자재가 대부분이다. 또 기계공업 산물도 동독으로 많이 수출하고 있다.
55년도에는 원자재 수출비율이 32.7%밖에 안되었으나 61년에는 56.2%가 되었으며 69년에는 51.5%로 늘어나고 있다. 실량으로 표시하면 동독은 서독에서 69년에 11억7천1백만「마르크」의 원자재를 수입하였다.
그 중에서 철광이 3억5천만「마르크」, 화학물질 4억6천9백60만「마르크」에 달했다. 또 기계제품의 수입량은 3억5천6백만「마르크」에 달하고 있으며 농산품의 수입액도 3억3천7백80만「마르크」에 달하고 있다(표3참조).
동독이 서독에 수출하고 있는 물품의 대종은 화학물질과 의료와 의복 등 소비재와 대맥 등이다. 동독은 3억1천4백30만「마르크」의 의료와 의복을 서독에 수출하고 있으며 1억3천5백50만「마르크 의 화학물질과 1억5백만「마르크」의 기계 제품을 서독에 수출하고 있다.

<양독, 특정상품 교역>
그러나 이 양독간의 통상 상품구조는 양독의 경제 구조와 일치되는 것이 아니다. 양국의 대외 통상 물질과 양 독간 통상 물질의 구조는 완전히 다르다. 그 이유는 양독이 협의 하에 특정 상품 군만을 교역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독간의 교역량은 점차 증가하는 경향에 있는데 동독이 서독에서의 수입을 많이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독은 서독을 가장 중요한 무역대상 국으로 보고 있다. 서독과의 무역량은 동독 무역 총량의 10%에 달하고 있으며 서독은 소련 다음 가는 중요한 무역 상대국이다 (동독의 총 무역량의 40%는 대소 무역이다). 그러나 서독의 대 동독 무역은 전 무역량의 2%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통상 대상 국으로서는 11위를 차기하고 있을 따름이다.

<동독, 무역 증가 바라>
동독은 대 서독 무역량을 증가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서독은 동독 상품에 대한 수요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획기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동·서독간의 교역량의 한계는 동독의 외무 지불 능력과도 관계되고 있다. 양독은 대금 청산 계정을 미리 마련하여 양측이 수출과 수입의 균형을 이루도록 규정하고있다. 그러나 이 균형이 완전하게 실현되고 있지 않으며 4억4천만「마르크」까지의 동독의 수입 초과가 인정되고 있으나 이 한계도 이미 넘어서고 있다.

<중앙 은행끼리 청산>
동독과 서독은 이 양독 무역협정 체결에 있어서도 정부 승인이라는 외교적 「딜레머」를 회피하기 위하여 동독 「마르크」통화권과 서독 「마르크」 통화권의 통상으로 표시되고 있다.
동독에서는 대내외 무역성에서 이를 관장하고 있으나 서독에서는 경제성의 일분 국인 백림 주재 국내 통상 기구에 의하여 관장되고 있다. 청산은 양 독의 중앙 은행간에 성립된다. 지불 단위로는 교환단가(Verrechnungseinheit)란 단위를 사용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서독 「마르크」(DM)에 해당된다.

<현금 계정도 설정>
이 밖에도 58년이래 현금 계정이 설정되어 동독이 현금으로 서독 물품을 구입하게 되어 있으나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다. 공식적인 교역은 아니나 친척이나 친지에 대한 우편 소포를 통한 거래도 활발하게 행해지고 있다. 70년에 양 독 수상간의 회담 후 통상·우편·교통에 관한 실무 각 회계가 열려 73년까지에는 현안의 여러 난관들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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