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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엽 대한적십자사 자문위원 연설|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바야흐로 우리는 한겨레로서의 단합과 통일을 기할 수 있다는 민족적 자주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의 첫 관문 앞에 서있는 것입니다.
남북적십자회담의 성패여부가 밖으로는 우리민족 역량에 대한 인류적 평가를, 안으로는 민족 스스로의 자부심과 자주성을 판가름하고 좌우하게 되는 시금석이 돼 있음을 우리는 통절하게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자문위원일동은 이러한 역사적 의의를 지닌 남북적십자 본회담에 5천만 겨레의 성원을 받으며 대표단 여러분을 돕기 위해 참석하게 된 입장임을 그지없는 영광으로 간직하면서 아울러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는 바입니다.
우리 자문위원 일동은 오로지 회담을 이끌어 나갈 대표단 여러분을 성심껏 도와 회담의 순조로운 진행과 그 성공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본연의 자문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그 사명의 전부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남북적십자사 쌍방이 다같이 명심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점은 남북적십자회담은 적십자원칙에 입각한 인도적 문제의 해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남북적십자회담에서 적십자원칙 이외의 문제를 제기시킨다면 인도적 문제의 해결마저 어렵게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4반세기에 걸치는 남북대화의 단절과 여기서 빚어진 남북관계의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신중과 인내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남북간 대화의 광장을 넓혀 나가고 또 이미 이룩한 토대를 굳혀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남북적십자회담이 온 겨레가 염원하는 대로 훌륭한 결과를 거두게 된다면 이것은 비단 남북으로 흩어진 혈육간의 고통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조국통일을 위한 노력에도 크게 기여될 것입니다.
이러한 정신에서 남북적십자회담을 추호의 차질도 없이 성공시키는데 온 정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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