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의 성분과 작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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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의 세척작용을 알기 쉽게 말한다면 지방질과 먼지 등으로 되어있는 때를 피부나 섬유질로부터 쉽게 지우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비누가 갖추어야 할 특성은 물과도 친하고 기름과도 잘 융합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많은 종류의 고형비누와 가루비누 중성세제 등을 주부들은 어떻게 선택하고 사용해야 하는가, 비누의 성분과 작용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비누의 주원료는, 온갖 동식물의 지방유를 비롯하여 석탄이나 석유류에서 합성된 인공 지방유 등이 있고 이러한 지방유를 과학적으로 변조하여 물에 잘 녹거나 잘 풀어지도록 하면 비누가 되는 것이다. 특히 원료유가 인공 지방유를 이용한 비누를 일반적으로 합성세제라고 한다.
천연유지나 합성유지의 종류는 대단히 많고 이 지방유를 수용성 내지 물에 분산되도록 하는 화학적 방법도 많다. 그러므로 소위 비누류라고 말할 수 있는 물질의 종류는 상품화 되어있는 것만 하더라도 수천 종에 이른다.
이와 같이 많은 종류의 비누류는 각기 특성이 다를 뿐만 아니라 쓰여지는 곳도 또한 다르다. 우리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품, 의류, 화장품, 치약류, 피혁류 등등 심지어는 특수의약품이나 식료품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비누류의 물질들이 조금씩이나마 첨가되고 있다. 물론 화장품이나 의약품, 식품 등에 첨가되는 것은 무해 무독한 특정한 것들에 한하여 사용이 허가되고 있으니 별로 걱정할 것은 없다.
비누류는 지방유를 물과 섞이게 하기 위한 화학적 방법의 차이에 따라서 크게 세「그룹」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음 이온계」「양 이온계」「비 이온계」라고 하는 말들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세제로서 현재 상품화 되고있는 것은 「음 이온계」에의 비누류의 한두 가지 종류에 한한다. 음「이온」계의 비누가 일반적으로 가격이 쌀뿐만 아니라 세척작용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재래식의 비누나 합성세제를 막론하고 음「이온」계의 세제는 상당히 높은 「알칼리」성 상태에서 세척작용이 우수하므로, 많은 율의 「알칼리」가 포함되어 있다.
재래식 비누에 있어서는 사용된 원료유지의 품질에 따라 그 비누의 품질이 결정된다. 양질의 유지나 야자유·「올리브」유 등을 원료로 하는 것은 대체로 고급이고 가격을 저렴하게 하기 위하여 어유와 같은 불포화유지를 많이 섞은 것은 하급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어유를 많이 섞은 비누를 쓸 때는 구토증이 날 정도의 악취가 난다.
천연유지를 원료로 한 재래식 비누는 고급이고 하급이고 할 것 없이 센물을 사용하는 세탁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빗물과 같은 단물에는 재래식 비누만큼 세탁효과가 우수한 비누는 아직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그리고 아무리 고급비누이고 화장용 비누라고 해도 비누의 수용액은 강한 「알칼리」성이므로 비누를 자주 피부에 사용한다는 것은 오히려 미용상의 역효과를 나타낸다.
약 10여년 전부터 국내시장에 나타난 합성세제는 그 주원료가 「도데실벤젠」이라는 석유화학에서 생산되는 합성유지를 원료로 한 것이다. 세탁효과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센물에서도 세탁에 지장이 없고 세탁 후에는 세제의 제거가 대단히 쉽다는 것이 특색이다. 천연유지자원이 적은 나라에서는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합성세제의 하나다. 이 부류에 속하는 합성세제 중에는 경성과 연성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경성에 속하는 것은 세균에 의해서 쉽게 분해되지 않으므로 사용 후에 비눗물이 지하에 스며들어가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결점이 있어서 서구의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그 사용이 금지되어있는 곳도 있다.
우리 나라에서 단 한가지 종류의 합성세제가 시판되고 있는데 그것도 전자인 경성 합성세제에 속하며 지표수를 주로 사용하는 우리 나라·일본 등에서는 아직 큰 말썽이 되고 있지는 않지마는 식수 우물이 가까운 곳에서 합성세제를 다량 사용했을 때는 그 수용액이 땅에 스며들어가서 그대로 우물물을 오염하게 되고 거품이 남는 합성세제가 섞인 물을 마셔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구가 밀집한 곳의 우물물은 식수로 부적합하다.
합성세제의 주성분인 「도데실벤젠·슬폰산소다」자체는 그 수용액이 대체로 중성이지마는 이것을 세제화하기 위해서는 4배에 가까운 각종 무기 유기의 세척 조제와 부형제를 섞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결과적으로는 재래식 세탁비누보다 더 강한 「알칼리」성을 나타내는 수가 많다. 중성세제라는 말은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소리다.
그러므로 소비자들은 이런 비누의 특성을 잘 생각하고 또한 지방의 물 사정에 따라서 적절한 세제의 선택이 요망되는 것이다. <윤한식 (한국 과학기술연구소·유기제품 기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