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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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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빵은 밥과 함께 인간의 오래된 주식. 곡류의 가루에 물·소금을 넣어 반죽한 후 「이스트」를 이용, 발효시켜 구운 식품을 총칭한 것이다. 따라서 종류도 많고 나라마다 특성 있는 빵을 만들고 있다.
정확한 기록이 없어서 알길 없으나 추측컨대 기원전 2천년께에는 벌써 빵을 구워 먹는 방법이 알려진 듯하다. 고대 「이집트」의 회화나 조각에는 커다란 돌 위에서 곡물을 찧고 아래에서 곡물 가루를 반죽하는 여인들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빵의 식품으로서의 가치는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이 빵을 주식으로 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빵처럼 세계적으로 보급된 식품도 드물다. 우리 나라에서도 정부의 강력한 분식 장려 이래로 빵 인구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제빵용 효소제인 「판짐」의 개발과 보급으로 가정에서도 손쉽게 빵을 구워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종래에는 밀가루에 함유된 「글루텐」이라는 물질 때문에 빵이 단단하고 쉽사리 굳어 버리며 좋지 않은 원료 냄새가 나기 일쑤였으나 새로 개발된 효소제를 첨가하는 경우 「글루텐」이 분해되어 버리므로 빵이 부드러워질 뿐만 아니라 맛과 향기가 좋아지며 보존 기간이 연장되는 이점이 있다.
빵의 종류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으나 편의상 맛에 따라 「유럽」형과 「아메리카」형으로, 그리고 모양에 따라 식빵과 과자빵으로 대별한다. 「유럽」형은 빵질이 단단해서 맛을 음미하며 먹도록 되어 있고 「아메리카」형은 감미가 있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주로 「아메리카」형이 널리 보급되고 있다.
우리가 즐겨 먹는 흰빵은 강력 밀가루에 물, 식염, 설탕, 유지, 「이스트」, 효소제 등을 넣어 반죽을 한 후 이것을 수시간(평균 4시간30분) 발효시켜 빵 솥에서 구운 것이다. 한편 북구·소련·「폴란드」·독일 등에서 애용되는 흑빵은 밀가루 대신 호밀을 원료로 해서 만든 것이다.
빵은 쌀밥의 결점인 「비타민」B1의 부족을 보충해 준다고 해서 일찍부터 빵식이 적극적으로 권장되고 있다. 사실 빵에는 우리의 주식인 밥에 비해 「비타민」B군이 훨씬 많이 들어 있는 산성. 「비타민」B복합체는 각종 신진대사와 생체의 성장·발육에 없어서는 아니 되는 기본 물질이기도 하지만 두뇌 활동을 왕성하게 해주는 활력소로서도 중요하다. 그래서 국민 학교 아동들에 대한 빵식 장려와 급식 문제가 강조되는 것이다.
식빵의 경우 쌀밥(정백미)보다 「칼로리」는 약2배, 단백질은 4배, 「칼슘」은 5배, 「비타민」은 5배쯤 더 함유되어 있다. 또 빵은 밥보다 소화 흡수율이 훨씬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필수 「아미노」산인 「리진」이 밥에 비해 훨씬 적은 것은 빵의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빵은 손으로 눌러봐서 탄력성이 있고 중량이 가벼우며 빵 특유의 색깔과 향기가 도는 것이 상품이다. 들어서 묵직하다든지 밀가루 냄새와 신맛이 돌고 냄새가 나는 것은 불량품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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