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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 신고 러쉬-오늘밤 12시 마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사채 신고 마감은 9일 밤 12시. 마감 시간을 10시간 남짓 앞둔 하오부터 은행과 세무서에 마련된 채권·채무 신고 창구는 크게 붐볐다. 아침부터 쏟아진 비로 아침 한나절 뜸했던 창구는 정오를 지나면서 신고자들이 몰려 큰 기업체를 여럿 낀 세무서에선 신고 용지가 모자라는 등 「러쉬」를 이뤘고 신고 장소 주변 다방·대서소도 붐볐다. 신고자들은 은행보다 세무서쪽에 몰리고 있으며 평일의 10배 정도. 신고 창구는 채권자 창구쪽이 한결 더 봄비고 있다. 접수 당국은 저녁 늦게부터는 더 많은 신고자가 밀릴 것을 예상, 밤샘 반을 짜는 등 철야 준비를 갖추었다.

<은행>10만 단위가 많아
점포수가 훨씬 많은 각 금융 기관 창구는 세무서보다 덜 붐비는 편이나 마감 때문인지 아침 10시께부터 신고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채무자보다 채권자 신고가 훨씬 더 많다. 은행에는 10만원 단위의 소규모 채권 신고가 많았다. 은행 신고자들은 대부분 평소 거래 고객들이어서 직원들도 한결 친절히….
몇몇 점포에서는 신고자들이 용지를 한꺼번에 여러 장 가져가 버리는 바람에 용지가 모자라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굵직한 기업체들을 관내에 갖고 있는 점포들은 이날 오전부터 붐비기 시작, C은행 S지점에 2건의 10억대 채무가 신고되었을 때는 접수 직원들도 약간 긴장.
외환·국민·주택 등 특수 은행 창구는 비교적 덜 붐비는 편으로 백만원 미만의 소액 신고가 대부분이었다.

<세무서>스피커도 준비하고
전국의 세무관서는 9일 밤 철야 준비를 끝냈다.
서울 시내 소공 세무서의 경우 본청 지시에 따라 세무서 주변에 야간 신고자를 위해 5백 촉광 짜리 외등 2개를 가설했으며, 상담 내용을 외부 인사도 들을 수 있도록 「마이크」를 통해서 상담을 하기로 하고 성능이 좋은 「스피커」를 설치했다.
상오 중 신고자는 8일과 비슷한 숫자에 이르고 있는데 세무서 당국은 비 때문에 많이 몰려들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은 세무서마다 사무실 밖에 포장을 치고 임시 신고 접수처를 늘리도록 지시한바 있으나 억수같은 비는 천막을 날렸다.
중부 세무서와 을지로 세무서의 신고 창구는 계속 내리는 비 때문인지 상오 중에는 비교적 한산. 세무서 측은 1백50여 직원이 철야 근무를 계속하는 가운데 마지막 날을 맞아 접수창구를 열었으나 10시가 가까워서야 한 둘 신고자가 찾는 형편.

<국세청>국세청장 진두 지휘
한편 오정근 국세청장은 사채 신고 마감을 앞둔 업무 독려 등을 위해 이날 상오부터 직접 일선 세무서를 다니며 진두 지휘하는 등 열띤 모습을 보였는가 하면 일부 집단 상가에서 사채 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정보를 입수, 관할 세무서에 이들의 신고를 종용토록 하고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 사후에 법적·행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재무부>일기 예보 체크도
재무부 대책 본부의 관심은 과연 사채 신고가 예정대로 들어올 것이냐에 쏠려있다.
특히 「8·3 조치」의 주역으로 알려진 김용환 차관은 오늘 중에 사채 신고가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혹시 비 때문에 지장이 있을까봐 일기 예보를 「체크」하기도 했다.
종래 끊일 사이 없이 들어오던 신고 문의도 좀 뜸해졌다.
「8·3 조치」이후 계속 철야 근무까지 했던 대책 본부 요원들은 오늘밤의 마감 집계를 위하여 밤샘 반을 편성하고 있으며 은행과 국세청에 근무 강화를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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