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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복숭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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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안락과 평화가 넘치는 별천지를 연상시켜주는 복숭아는 수박·참외·포도와 함께 납량과일에 속한다. 맛과 향기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잘난 생김새로 예부터 귀물로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원산지는 중국. 2천여년 전에 복숭아가 「페르샤」를 통해 서양에 보급되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복숭아의 재배 역사는 퍽 오래인 듯 하다.
복숭아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 고목의 열매. 봄철에 꽃을 피워 여름철에 열매를 맺는다. 빠른 것은 6월 중순이면 먹을 수 있으나 보통 7, 8월이 제철이다.
품종은 색깔에 따라 살이 흰 백도와 노란색이 감도는 황도로 나누어지나 털이 있는 복숭아와 털이 없고 매끄러운 복숭아로 나누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접목 등 재배 기술의 보급으로 종류가 더욱 많아졌다. 그러나 복숭아의 독특한 향기와 맛에 있어서 수분이 많고 부드럽게 무르익은 수밀도를 따를 품종은 없다.
복숭아의 주성분은 당분으로 전체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6%는 자당으로 단맛을 좌우한다.
복숭아가 식욕을 증진시켜 주고 피로를 회복시킨다는 일반의 믿음은 복숭아가 「알칼리」성 식품이라는 것과 1·5% 정도 함유되어 있는 사과산과 구연산에 근거를 두고 있다.
구연산은 피로 회복을 관장하는 물질로 사과산과 함께 복숭아의 산뜻한 맛의 본체이며 입맛을 돋우어 주고 질병에 대한 몸의 저항력을 높여 주기도 한다.
복숭아가 1백세를 살게 하는 선약이라는 옛이야기도 아마 이러한 성분으로 다소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수분이 전체의 89·4%인 것은 배와 비슷하다.
따라서 이뇨 작용을 지니고 있는 점도 마찬가지이다.
1백g의 복숭아는 37 칼로리를 낼뿐 단백질과 지방질 함량이 극히 적어 「에너지」원으로서는 볼품이 없다. 무기질도 극히 미량이 함유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나 비타민A, B1, B2, 「니코친」산 C가 미량씩이나마 골고루 들어 있다. 비타민C가 10mg% 함유되어 있는 것은 특기할만 하다.
예부터 복숭아는 약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데 특히 이뇨 작용 및 변비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함은 너무나 유명하다. 그러나 환자나 몸의 저항력이 약화된 사람에게 복숭아를 날것으로 주면 오히려 설사와 같은 증세를 초래하므로 「주스」로 해서 주도록 권장된다. 장어와 복숭아가 상극이라는 항간의 속세도 아마 복숭아가 자칫 설사를 초래하기 쉬운 성질에 근거를 두지 않았나 추측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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