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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단계에 들어선 미국 경제|닉슨 경제 비상 조치 한돌의 성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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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해외 수지 적자의 누증, 계속되는 물가고, 점증하는 실업률 등으로 1920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불황을 맞아 「닉슨」 대통령이 경제 비상 조치를 취한 것이 작년 8월.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미국 경제는 서서히 회복 단계에 들어섰으며 현재 그 회복의 속도가 점점 빨라져 가고 있어 내년 「크리스머스」께는 일찌기 없던 호황을 누리게 될 것으로 미국의 시사지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전망하고 있다. <편집자주>
미국 경제의 호황을 예측케 해주는 버로미터의 하나는 기업의 지출이 최근 대폭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70년 말 이후 20여개월 동안 계속 지출을 줄여온 기업들이 최근 공장과 사무실의 신축 및 확장, 새 기계의 발주 등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 등에 대한 지출을 대폭 늘려 가고 있다.
작년 한햇동안 미국 기업이 지출한 돈은 총 1천5백30억불인데 올해에는 1천7백1억불로 11·2%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다시 금년보다 17·2%가 늘어난 1천9백94억불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기업가들이 설비 등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소비자 측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 때문이다.
71년 미국의 소비 지출은 총 6천5백74억불인데 비해 올해에는 7·7%가 늘어난 7천83억불, 내년에는 다시 9·6%가 늘어난 7천7백63억불로 확정되고 있다.
이 같이 소비 지출의 증가는 국민 소득이 금년에 작년 대비 5·5% 늘어난데 이어 내년에는 9·4%로 대폭 증가될 것이 예측되고 있어 이것이 심리적인 영향을 미친 때문이며 의회가 연로자 연금을 20%인상토록 가결, 금년부터 85억불을 추가 지급하게된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경기를 회복할 수 있게된 또 하나의 요인은 정부 자체의 지출 증가이다.
연방 및 주 정부와 지방 행정 기관이 금년 중에 지출할 총 예산은 2천5백49억불로서 지난해의 2천2백96억불에 비해 11%가 증가, 평화시의 정부 세출로는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금년 가을에 있을 대통령 선거와 작년 하반기에 발표한 경제 비상 조치의 영향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 자체가 경기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 있으며 또 「닉슨」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에서 집권하게 된다 하더라도 73년 6월말 (73회계연도)까지는 경제 정책 등 정부의 시책에 큰 변동이 없으리라는 판단 아래 기업들은 계속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그리고 작년 8월에 취한 닉슨 대통령의 경제 비상 조치와 「달러」화의 평가 절하 결과에 의한 영향은 금년 하반기에 그 효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 수출 산업들은 사업확장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경기의 회복과 계속적인 호황을 예측케 해주는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미국 경제의 앞날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요인들이 없는 것이 아니다.
첫째는 최근에 일어난 영국 「파운드」화의 평가 절하와 이에 따른 새로운 국제 통화 위기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이 「달러」화의 평가 절하로 얻고 있는 수출력 강화라는 좋은 조건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두번째는 중동 지구의 불안한 정세인데 미국에 대한 석유 공급과 거대한 미국 투자에 대한 불안 상태는 곧 국내의 경제에 악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다음은 경제에 대한 국가 통제력의 강화이다. 기업 이윤은 금년 중 13%, 그리고 내년 중에는 16% 증가로 높게 예상되고 있어 기업 투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의 가격 통제가 계속될 경우 이의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물가 위원회는 최근 이자 제한 조치를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계속되는 정부의 재정 적자가 또 미국 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클로스업」 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인플레」이다. 「인플레」의 제동은 노동·장비의 유휴화를 초래하고 있는 현재의 낮은 가동률과 생산성의 향상으로 가능하다. 실제 생산량과 완전 가동 때의 생산 능력과의 격차가 아직도 2백90억불 수준 (58년의 구매력 기준으로 평가)으로 높다. 실업률은 5·5%이나 73년 종반까지는 5% 이하로 떨어질 것 같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생계비 상승률이 「닉슨」 행정부가 제시한 상한선 3%를 내년 중에 넘을지도 모른다. <김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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